한국일보

한국 인구절벽

2022-12-09 (금) 김선원 / 한국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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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폴라 핸콕스 기자는 한국인이 평생 아이를 가지는 비율이 0.73으로 세계 최저라고 보도했다. 왜 그럴까? CNN 기자는 한국 엄마의 재취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밝혔다. 얼굴빛 어두운 두 아이 엄마의 일상이 메인 자료 영상으로 나오면서 인터뷰가 실렸다. 젊은 여성들의 결혼 반감을 주제로 논문을 쓴 작가도 왜 또래친구들이 결혼을 거부하는지 설명한다. 미혼모에 대한 한국사회의 스티그마(stigma, 낙인)를 증언하는 대학교수 인터뷰도 나왔다.

이 모두의 배경에는 유교적 가부장적 사회문화가 존재한다.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며 아이 낳고 생을 마무리하던 농경사회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던 한국은 1970년대부터 빠르게 시작된 산업화로 더 이상 한 마을에서 서로 안 도와도, 맨날 얼굴 맞대지 않아도 생존에 문제가 없는 현대사회 구조로 변모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영혼은 더 느리게 바뀐다. 더디게 변화하는 가부장적 편견이 이 도움 없는 세상에 남아있어서 문제인 게다.

물리적으로 핵가족 구조에선 애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불가능하다. 특히 엄마가 삼촌, 고모, 할머니도 없는 집에서 생존을 위한 초기성장이 10년이나 걸리는 인간을 키우기는 더더욱 힘들다. 한국의 긴 노동시간도 한 몫 한다. 엄마아빠 모두 긴 시간 노동을 강요받는다. 여자들이 결혼할 때 까탈스럽다고 비난을 받지만 육아를 감안하면 일반 직장인의 1인 연봉수준을 한참 웃도는 생활의 필수조건들이 너무 많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집 구매가 너무 비싸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

미국 베이에어리어도 비슷하다. 집값이 비싸고 교육비가 많이 드니 샌프란시스코와 그 주변 인구도 줄고 있단다. 그나마 미국은 똑똑하고 성실한 이민자들을 고용하고 영주권을 주는 이민 정책이 있어 인구감소가 덜하다. 한국도 주변 아시아 국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쓸 때가 된 듯하다.

<김선원 / 한국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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