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 자신조차도 거짓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고 어찌 보면 거짓말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편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기 때문일까요? 어떨 땐 그런 사람들을 보면 무슨 다큐보다는 공포 스릴러물을 보는 느낌입니다.
상습적 거짓말쟁이를 ‘공상허언증 환자’라고 한답니다. 마치 거짓을 사실처럼 만들어 말하거나 일어났던 일에 자신의 공상을 덧붙여 위장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말하는데, 문제는 이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스스로조차 사실로 믿기 때문에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기준은 단순한 거짓말쟁이와 병적 환자로 나누는 근거가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기분은 ‘속이는 기쁨’이 있어 사기꾼들에게는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이 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그야말로 ‘벙긋’ 하면 거짓말을 뱉어내는, 일상생활에서 거짓말을 멈출 수 없는 것처럼 ‘거짓말’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을 접하며 삽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본인도 잘 모르는 사람은 이것이 습관적으로 반복되면 거짓과 사실을 혼돈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서울대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거짓말 자체를 병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려는 행동의 일환으로 ‘해리장애(解離障碍, Dissociative Disorder) 증후’ㅡ즉 자기 자신의 정체감, 시간에 대한 인식, 주위환경에 대한 연속적인 의식이 단절되는 현상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허언 증상’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남에게 과시하거나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의외로 사회적 지위가 대체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습관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사실 속으로는 모두 거짓말을 멈추고 싶지만 멈출 수가 없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이들은 남들에게 자신을 과장되게 표현하면서 자신의 삶이 완벽해진다고 믿고 있으며, 또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품고 있던 욕망을 사실인 양 말하며 만족감을 얻는다는 거지요. 그래서 자신이 말한 내용에 대해 추궁을 당하면 반사적으로 화를 냅니다. 깨져서는 안 될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대부분 남의 탓으로 돌리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공격적 방어 형태를 취한다고 합니다.
근간 한국사회에 특히 정치권 인사들의 상습적인 거짓말을 보고 들으며 이러한 ‘허언 증상’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무지 상식에 닿지 않는,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합석해 새벽까지 술타령을 하며 ‘동백 아가씨’를 불렀다는 소위 ‘청담동 첼로 바’ 조작극을 대하며 국민들은 너무 짜증이 납니다. 더군다나 그 가짜뉴스를 만들어 제법 한 건(?) 했다고 우기는 당사자들이 대한민국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데는 참 유구무언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끊임없이 현직 대통령과 법무장관을 상처주기 위해 온갖 막장극을 일부러 만들고 있다는 게 ‘팩트‘로 밝혀지면서 국민들을 더욱 황당하고 분노하게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없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거짓말을 남발하고 주변까지 오염 시키는 그야말로 사회적 공해가 되는 상습적인 거짓말은 건전한 사회를 좀먹는 죄악이기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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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상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