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며 그라운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벤투호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르면서 한국 축구도 2가지 '한계'를 넘었다.
3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벤투호가 이날 오전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물리치면서 한국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득점과 관련된 2개 기록을 세웠다.
2-3으로 진 2차전 가나와 경기에 이어 포르투갈전에서도 2골을 넣어 최초로 월드컵 무대에서 2경기 연속 멀티 골을 기록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2골을 넣은 경기가 11차례나 되지만 같은 대회에서 연달아 멀티 골이 나온 적은 없었다.
1994 미국 대회에서는 1차전 스페인(2-2 무승부), 3차전 독일(2-3 패)에 두 골을 터뜨렸지만 2차전 볼리비아와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02 대회에서는 3차례나 2골을 터뜨렸지만 각자 라운드가 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한 히딩크호는 이탈리아와 16강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3·4위전에서 튀르키예(터키)에 2-3으로 졌다.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이룬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2-0 승), 3차전 나이지리아(2-2 무승부)와 경기에서 2골이 나오긴 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했다.
아직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3골 이상 득점한 적은 없다.
아울러 포르투갈전 멀티 골로 한국 축구는 경기당 평균 득점 1골도 넘겼다.
1954 스위스 월드컵부터 출전한 대표팀은 2018 러시아 대회까지 34경기에서 34골을 넣었다.
딱 경기당 1골씩 넣은 셈인데,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면서 '1골의 벽'을 넘게 됐다.
37경기 38골을 기록 중인 가운데 벤투호가 16강에서 득점하지 못하고 탈락한다면 다시 정확히 경기당 평균 득점이 1골로 맞춰진다.
오는 5일 오전 11시(서부시간) 펼쳐지는 브라질과 경기에서 한 골 이상 득점한다면 평균 1골 이상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다.
포르투갈전은 선수들에게도 풍성한 기록을 선물했다.
간판 손흥민(30·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혼자서 수십 미터를 전진해 황희찬(26·울버햄프턴)의 극장 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 하나를 추가했다.
이로써 역대 한국 선수 공격포인트 공동 1위(3골 1도움)에 올랐다.
현역 시절 1986 멕시코 대회에서 1골 2도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대회에서 1도움을 올린 최순호(60) 수원FC 단장이 기존 기록 보유자였다.
손흥민이 다음 경기에서 골이든, 도움이든 공격포인트 하나만 더 추가하면 단독 1위로 올라선다.
골을 터뜨리면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되는 겹경사를 누리게 된다.
손흥민은 현재 월드컵 2개 대회 연속 득점에 성공해 총 3골을 기록 중이다. 박지성, 안정환(이상 은퇴)과 한국 선수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황희찬은 아슬아슬하게 교체 투입 후 최단 시간 결승 골을 터뜨린 선수로 등극했다.
후반 21분 투입된 황희찬은 후반 추가 시간에 돌입한 지 1분도 안 된 시점 골망을 흔들었다.
이전에 교체 선수로 투입돼 결승 골을 넣은 선수는 2006 독일 대회 토고전에 나선 안정환이 있다.
당시 안정환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아 후반 27분 2-1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렸다. 득점까지 27분이 걸려 황희찬이 조금 더 일찍 골 맛을 봤다.
4년 전 '카잔의 기적'에 이어 또 한 번 기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김영권(울산)은 최고령 득점자 2위가 됐다.
0-1로 포르투갈에 끌려가던 전반 27분 동점 골을 넣은 김영권의 나이는 32세 278일이다.
1위는 2002 대회 폴란드전 선제골을 넣은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다. 당시 황 감독의 나이는 33세 325일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