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제 그만 하자

2022-11-30 (수) 이영묵 문인
작게 크게
얼마 전에 UVA 풋볼 선수 3명이 죽고 2명이 부상하는 총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직후 그 대학 총장이 비극의 전말을 설명하는 TV 인터뷰를 보는 시간에 2007년 버지니아 텍의 한인 학생 조승희 총격사건이 문득 생각이 났다. 이 사건은 조승희 학생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여 32명 사망, 23명 부상이라는 초대형 총기사건이었고, 당시까지 가장 기록적인 참사였다. 그 사건이 나자 나 자신도 한국계 미국인이어서 혹시 어떤 보복이라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였다. 그러나 그 사건은 단지 한 정신질환자의 사고로 치부되었고 한국인이라는 이슈는 전혀 없었다.

이 두 사건을 새삼스럽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사건이 만일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아마도 버지니아 주지사는 사과하라, 검찰총장을 파면하라, 대학 총장을 구속하라, 버지니아 주정부는 사망자에게 보상하라, 대상이 되는 대학에는 사진을 올린 기념관을 만들라고 했을 것이다. 이러한 우스개 이야기를 정말 내 주위에서 누가 했다면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스개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아주 당연한 것처럼 일어나고 있다. 바로 이태원 158명 사망 사건이다. 지금 한국 언론을 보면 온통 이 기사가 도배를 하고 있다.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워싱턴에 그것도 모 신문사에서 분향소를 차리는데 동참했고 몇 명인지 모르지만 그 분향소를 찾아와 조의를 표한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꽃다운 젊은이들 158명이 사망하였다. 나 또한 애도를 표한다. 그러나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대통령이 7일간의 애도 기간을 공표하고 춤과 노래를 자제해달라고 해서 이를 모두 지켰고 정부에서 장례도 도왔고 사건 전말을 지금 조사하고 있다. 차후 징벌이 필요하면 그리 하겠고 차후 개선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 정도면 이제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무슨 변호사협회인지 인권 단체인지가 마치 158명의 참사라는 사체에 하이에나처럼 뜯어 먹으려고 덤벼들고 있다. 또 하나의 세월호 사건처럼 추정컨대 수천억의 돈 잔치를 벌이려고 할 것이다. 그 돈이면 추운 겨울에 연탄 한 장 아끼려고 하는 분들, 치솟는 물가에 밥과 김치만으로 반찬 삼아 식사를 하는 분들 한 겨울을 잘 넘길 수 있는 돈일 것이다. 사실 그 돈은 정부의 돈이기에 앞서 그분들의 돈이다. 이 괴물들에게 돈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영국의 여객선 타이태닉 침몰로 1,500명 이상이 죽었다. 그러나 영국 총리가 파면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맨체스터 어디에서도 그리고 마지막 출항지 아일랜드 항구에도 동상 하나 없었다. 물론 타이태닉 회사 사장이 처형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없다. 201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청년이 총을 마구 난사해서 61명이 죽고 867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있었다. 물론 미국 대통령이나 네바다 주지사 사과는 없었고 검찰 총장의 감옥행도 없었다.

한국도 와우 아파트 붕괴 말고도 1970년 남영호 침몰로 326명이 죽었고 1993년 페리스 침몰로 292명이 죽는 등 여러 대형 사고도 많았다. 그러나 주무처 직속 담당자의 처벌 정도로 끝났지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부터 아주 나쁜 사례가 시작되었다. “대통령 물러나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너무하고 정말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 그만 하자. 좀 차분하자. 나라가 매일 촛불 데모로 세월을 보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일부 선동꾼들 돈 잔치에 돈을 뜯기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외침에 사태를 보는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 세계의 축제 월드컵에서 방탄소년단 한명이 개막식에서 노래를 불렀다. ‘연모’라는 드라마가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받았다. 지금 시계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좋은 기사 세계 6위의 강국이 되었다. 우리 모두 이런 밝은 곳에 눈길을 보내자.

<이영묵 문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