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대회서 러시아전 무승부로 들뜬 한국, 알제리에 2-4 완패
▶ 당시 실패 맛본 손흥민·김영권·김승규, 벤투호 주축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후반전 한국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승부를 일궜으나, 8년 전처럼 방심해서는 곤란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를 1차전까지 치른 25일 현재 H조에서 우루과이와 공동 2위(승점 1·골득실 0)에 올라있다.
가나를 2-1로 꺾은 포르투갈(승점 3·골득실+1)이 선두로 나섰다. 가나(승점 0·골득실-1)는 최하위다.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등 초호화 공격진을 보유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날 0-0 무승부라는 값진 성과를 낸 결과다.
벤투호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안면 부상, '황소'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등 악재를 떠안고도 승점 1을 따냈다.
특히, 강팀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점유율 축구'의 기조를 유지하며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태극전사들의 표정에는 승리를 따내지 못한 아쉬움과 강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데서 오는 자신감이 함께 묻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벤투호 앞에는 2경기가 남아있어 방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더군다나 한국은 8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지금과 매우 비슷한 상황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한국은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차례로 대결했다.
당시 벨기에에 이어 두 번째로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진 러시아와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한국은 기세를 올렸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훈련장에서는 들뜬 기운이 많이 느껴졌다.
한국은 결국 '1승 제물'로 여기던 알제리와 2차전에서 2-4로 완패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크게 옅어졌다. 이후 벨기에와 3차전에서도 0-1로 지면서 탈락했다.
이번에도 한국은 조에서 두 번째로 강한 상대로 꼽히던 우루과이와 1차전을 치렀다.
다음 상대는 8년 전 알제리와 같은 아프리카 팀인 가나다. 가나 역시 알제리처럼 벤투호의 '1승 제물'로 지목된다.
당시 알제리는 1차전에서 벨기에에 1점 차로 지자 한국과 2차전에서 전력을 다했다.
이번 대회 가나도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1점 차로 패해 한국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가 조에서 제일 강한 유럽팀이라는 점도 똑같다.
심지어 조 이름도 'H'로 8년 전과 동일하다.
벌써 이런 '브라질-카타르 평행이론'이 혹여 현실화할까 우려하는 팬들이 있다.
다행히 벤투호에는 8년 전의 악몽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고참 선수들이 있어 '뼈저린 경험'을 전해줄 수 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으나 팀 패배에 '엉엉' 울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김민재(나폴리)와 함께 '철벽 수비벽'을 세운 센터백 김영권(울산)은 8년 전 알제리 공격진에 4골이나 내줬다.
벤투호 주전 골키퍼 김승규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다. 알제리전에서는 벤치를 지켰지만, 이후 벨기에와 최종전에 선발로 나섰다.
한국과 가나의 경기는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