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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2-11-23 (수) 이채진 맥키나 대학 정치학 명예교수 및 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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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8일의 중간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측과 달리 민주당은 상원에서 선전하여 다수의석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435석 중 약 10석 차이)로 다수의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공화당의 케빈 맥카시가 2023년 1월초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2년 동안 하원에서 여소야대라는 악조건을 당면하게 될 것이다. 상원에서는 찰스 슈머가 민주당 원내총무, 미치 맥코널이 공화당 총무가 될 것이다.

하원의 민주당 총무 선출에서 하킴 제프리스가 선두주자이지만 당내 분쟁을 낸시 펠로시처럼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숙제로 남아있다. 미국 정치의 견제와 균형의 시대가 올 것이지만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정치에 관련된 미국인들의 최대 관심은 2024년에 있을 대선과 총선에 점차 집중될 것이다.


미국 의회제도에서는 상원이 하원보다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상원은 각료 검증, 조약 비준, 대사 인준, 대법원판사와 연방판사의 임명, 탄핵 결정 등에서 하원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법안 통과, 예산 결산, 외교정책 결정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는 상원과 하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과 타협하지 않고는 중요한 정책을 실행하기가 어려워진다.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놓이고 있다.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정책을 시행할 수도 있고 찬성하지 않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법적이고 정치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현재 공화당은 심각한 내분이 노출되고 있다. 중간선거 실패의 원인에 관하여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후보들이 많이 낙선했기 때문이다.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에 대한 찬반 대립이 고조될 것이다. 맥코널의 총무 선거에서 10여명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했고, 하원에서는 30여명으로 구성된 극단적 보수단체(Freedom Caucus)가 맥카시에 저항하고 있다. 펠로시와 달리 맥카시는 하원의장으로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2년 동안 하원의 여소야대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기본적인 한반도 정책(한미동맹강화, 주한미군 유지, 합동 군사훈련,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강조, 대북정책 공조, 경제협력 장려, 신뢰구축 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유지비를 증가하고,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며, 한일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민주주의와 독제주의의 대결에 직접 참여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바이든의 국내외 정책을 견제하고 그의 가족들의 조사를 실시하여 괴롭히겠지만 한반도 정책에 관해서는 특별히 중요한 비판은 자제할 것이다. 공화당은 2020년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재지명 하였지만 일반적인 관례에 역행하여 정강정책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구를 가진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하고, 북한의 도발과 인권침해를 지나치게 성토하며, 민감한 한일관계(위안부, 강제노무자의 배상, 독도 등)에 개입할 수도 있다. 한국외교에 부담이나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동포사회의 정치적인 양극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한다. 향후 2년 동안 한미관계는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향상하며, 협력과 타협을 존중하고, 대북정책을 잘 조율하게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이채진 맥키나 대학 정치학 명예교수 및 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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