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개최국 첫 경기 패배 ‘최초’
▶ 발렌시아 멀티골…에콰도르 16년 만의 16강행 ‘청신호’ 밝혀
▶ 새로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킥오프 3분 만에 효험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가 카타르를 완파하고 월드컵 개최국의 개막전 무패 전통을 무참하게 깨버렸다.
에콰도르는 20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으로 열린 조별리그 A조 카타르와 1차전에서 전반전 멀티골을 뽑아낸 에네르 발렌시아의 맹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완승했다.
카타르는 홈 팬들 앞에서 치른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이로써 1930년에 제1회 대회를 치른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진 사례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대회를 포함해 지난 2018년 려시아 대회까지 22차례 치러진 개최국의 첫 경기에서 개최국은 16승 6무 무패를 기록한 터였다.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은 멕시코가 소련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1970년 대회 이후 52년 만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겨냥해 일찌감치 외국 선수를 귀화시키고, 대회를 앞두고는 6개월 동안 합숙 훈련을 하는 등 내심 아시아 나라의 사상 최고 성적을 바라며 치밀하게 준비했으나 16강으로 가는 지름길인 1차전 승리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에콰도르는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로 오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경기부터 승점 3을 추가하며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에콰도르의 월드컵 본선 통산 전적은 5승 1무 5패가 됐다.
2차전에서 카타르는 세네갈, 에콰도르는 네덜란드를 상대한다.
카타르는 '에이스' 무잇즈 알리와 아크람 아피프를 최전방에 세우는 3-5-2 전술을 꺼내 들었다.
압둘아지즈 하팀과 카림 부디야프, 그리고 이번이 A매치 170경기째인 '베테랑' 하산 하이두스가 중원에 배치됐다.
후맘 아흐마드와 페드로 미겔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고, 스리백 수비라인에는 압둘카림 하산, 부알람 후히, 바삼 라위가 섰다.
골키퍼 장갑은 사아드 십이 꼈다.
에콰도르는 마이클 에스트라다와 발렌시아를 투톱으로 내세우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좌우 날개 공격수로는 로마리오 이바라, 곤살로 플라타가 출격했고, 중원에는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세바스 멘데스가 배치뵀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피에로 잉카피에, 펠릭스 토레스, 앙헬로 프레시아도가 구성했고, 골대는 에르난 갈린데스가 지켰다.
에콰도르는 전반 3분 만에 카타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움을 삼켰다.
페널티 지역에서 마이클 에스트라다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펠릭스 토레스가 시저스 킥으로 연결하자, 이를 에네르 발렌시아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앞선 상황에서 에스타라다가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FIFA가 이번 대회에서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계속 카타르를 밀어붙인 에콰도르는 결국 전반 16분 발렌시아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앞서 발렌시아가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들다가 십에게 다리가 걸려 넘어지며 직접 파울을 얻어냈다.
발렌시아는 대회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에콰도르는 전반 31분 또 한 번 골망을 흔든 발렌시아 덕에 격차를 벌렸다.
오른쪽에서 프레시아도가 올린 크로스를 발렌시아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2-0을 만들었다.
중원 싸움에서 지속해서 우위를 점한 에콰도르는 후반전에도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카타르는 90분 동안 끝내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영패했다.
총 6만7천372명의 관중이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실망한 카타르 팬들은 하프타임에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전체 관중석의 3분의 1 정도는 비어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