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은행들 인력 줄이나… 침체시 감원 바람?

2022-11-10 (목) 12:00:00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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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인력 상승폭 감소해 CBB 전년 대비 10명 줄어

▶ 구인난 탓에 직원급여 상승, 내년 구조조정 가능성도

한인 은행들이 향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직원수를 줄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적 고전에도 구인난에 직원 급여가 크게 올랐는데 향후 높아진 인건비가 정리해고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9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6개 남가주 한인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오픈뱅크, CBB, US메트로뱅크)들의 3분기 풀타임 직원수는 총 2,97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805명) 대비 5.9%(165명) 증가한 것이다.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가 1,55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 623명, PCB(행장 헨리 김) 274명, 오픈뱅크(행장 민 김) 218명, CBB(행장 제임스 홍) 190명, US메트로뱅크(행장 김동일) 115명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한인은행들의 인력 증가세가 최근 꺽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한인은행 인력수는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1분기(2,875명)에 지난해 4분기(2,828명) 대비 47명 늘어났고 2분기(2,944명)에는 다시 69명이 증가했다. 그런데 3분기 들어서는 늘어난 직원 숫자가 26명에 불과했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인력이 줄어든 은행도 올해 들어 처음 나타났다. CBB의 3분기 풀타임 직원수는 1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명)과 비교해 10명(5%)이 줄었다.

한인 은행들이 인력 확충과 관련해 방향을 바꾼 것은 실적 감소와 함께 직원 고용 비용이 크게 오른 탓으로 분석된다. FDIC에 따르면 6개 한인 은행들은 올해들어 3분기까지 풀타임 직원 급여로 총 2억8,725만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2억4,824만 달러)와 비교해 16%나 증가한 것이다. ‘조용한 퇴사’가 유행하는 구인난 상황에서 직원들의 이직 행렬을 막기 위해 급여를 올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6개 한인 은행 직원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평균적으로 9만6,717달러를 회사로부터 수령했다. 1년을 채우기도 전에 평균 10만 달러 가까이 번 것이다.

문제는 향후 경기 침체로 실적이 더 나빠지면 은행들이 정리해고 등 인력을 대규모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분기 6개 한인 은행들의 순익 총액은 1억632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1,344만 달러) 대비 6.3% 하락했다. 4분기와 내년 1분기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풀타임 직원을 줄여서 비용 절감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한인 은행들은 주류 은행들처럼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을 먼저 추진하겠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인력 조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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