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월 4 일 파라마운트, ‘차기 지휘자 물망에도 올라’
▶ 세계 지휘계, 한인 여성들 크게 두각
11월 4일 저녁 오클랜드 심포니를 지휘하는 최현 지휘자 <최현 홈페이지>
세계 지휘계의 성차별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십 수년 전만 해도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지휘계’는 더 이상 포디움에서의 여성 지휘자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아직 드물기는 하지만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오페라좌의 포디움은 이미 물갈이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서만 해도 미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하나인 볼티모어 심포니에서 마린 앨솝이 명예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얼마전 나탈리 스튀츠망이 애틀랜타 심포니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되어 주목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도 경기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었던 성시연이 최근 유럽에 진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암스텔담 콘세르트허바우를 지휘, 한인 여성들의 지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첼리스트이며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한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를 지휘하고 있으며, 여자경 지휘자가 강남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로 크게 활동하고 있다.
여성 지휘자로서 ‘세계 최초’의 수식어가 붙은 지휘자는 안토니아 브리코(1902~1989)였다. 여성 지휘자로서 성차별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더 컨덕터(2019)’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진 브리코는 다름아닌 UC 버클리에서 지휘를 전공했으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1930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함부르크 필하모닉, 헬싱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한 브리코는 1938년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면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뉴욕필, 베를린필, 메트로폴리탄의 포디움에 선 첫 여성 지휘자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베이지역은 세계 최초의 여성 지휘자를 배출한 지역답게 3년 전 한국 출신의 여성 지휘자 김은선을 SF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전격 발탁하면서 전세계를 놀라케한 바 있다. 당시 김은선은 SF 오페라의 제의를 받고 ‘왜?’라는 질문으로 스스로도 믿기기 않는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바 있었는데 올 SF 오페라에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을 지휘하여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SF 오페라에 이웃하고 있는 오클랜드 심포니에서도 심포니의 차기 지휘자로서 한인 여성 최현을 주목하고 있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사망한 지휘자 마이클 몰갠을 대신할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오클랜드 심포니는 차기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지휘자 물색 과정에서 한국에서 태어나 LA에서 성장한 지휘자 최현을 초청, 11월 4일(저녁 8시)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번스타인의 작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지휘자 최현(Holly Hyun Choe, 31)은 한국에서 태어나 10세 때 미국으로 이주, 현재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거장 파보 예르비를 사사하고 있다. 최현 지휘자는 2020년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최초 여성 지휘자 콩쿠르 ‘라 마에스트라’에 참가, 51개국 220여명 중 최종 6인에 뽑히는 등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활달하고 시원한 제스처, 기쁨에 충만한 지휘로 호감을 사고 있는 최현 지휘자는 오클랜드 심포니에 이어 20일 투산 심포니, 12월 하노버, 내년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등의 연주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클랜드 심포니는 최현 지휘자와 함께 재즈 거장 MARY LOU WILLIAMS의 Zodiac Suite, ERICH W. KORNGOLD의 Much Ado About Nothing Suite, LEONARD BERNSTEIN의 Chichester Psalms 등을 연주한다.
▶장소: Oakland Paramount Theatre, 11월 4일, 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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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