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동창 모임에 갔다가 갑자기 대머리가 되어 나타난 친구를 만난다. 눈썹도 빠졌다. 놀라서 연유를 물으니 백신 접종 후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코로나 백신을 맞았더니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속으로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백신 때문인지 어떻게 알지? 다른 게 원인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한약을 잘못 먹었다든지-.
그 얼마 뒤 백신 탈모 이야기를 또 듣게 된다. 이번에는 아는 내과 의사다. 코로나 백신을 맞은 뒤 갑자기 머리가 다 빠지는 바람에 가발을 했다고 한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 진다. 같은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의료 상식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의사가 이랬다는데-.
백신 부작용을 ‘음모론’이라고만 생각하던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부작용이 있긴 있구나. 그런데 코로나 백신을 맞았는데 왜 머리가 빠지지? 그 원인은 모른다. 이것처럼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 코로나에는 적지 않다.
코로나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갔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100% 그런 것은 아니다. 후유증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그 때문에 생명을 잃었다는 말도 듣는다. 코로나로 인한 중증 질환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드물다고 하나 그 일이 자신이나 가족에게 일어난다면 드물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요즘은 코로나 감염 여부를 대부분 집에서 자가 진단을 통해 알게 된다. 들은 이야기는 많으나 궁금한 점과 혼란이 없지 않다. 매사추세츠 대학 의대와 존스 홉킨스 대학 교수들로 이뤄진 진단 전문가 그룹이 최근 관련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다. 참고할 만하다.
자가 진단에 의한 코로나 양성 반응은 보통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1~3일 뒤 나타난다. 양성 반응은 대부분 5~7일간, 감염자의 10~20%는 10~14일 정도 계속된다. 왜 사람에 따라 양성 반응 기간이 다른 가는 밝혀진 원인이 없다. 백신 접종 유무나 개인의 면역력 차이 등 때문이 아닐까 짐작된다. PCR 테스트에서는 한 달, 아니면 더 오래 양성이 나올 수 있는데 호흡기에 장기간 소량이라도 남아 있다면 감지하기 때문이다
구강 항생제(Paxlovid)를 사용하면 코로나 증상없이 음성이 나왔다가 첫 양성 반응 7~14일 뒤 다시 양성이 나올 수도 있다. 재발하거나, 처음 보다 더 중증일 수 있다. 재격리해야 하며 전파를 조심해야 한다.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코로나에 걸린 것처럼 몸이 좋지 않은데 자가 테스트를 하면 음성일 때, 나는 코로나인가 하는 것이다. 3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
첫 번째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RSV)나 인플루엔자 등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코로나 말고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많다. 다른 하나는 경증 코로나일 수 있다. 코로나에 감염됐으나 증상만 있고, 양성으로 잡히지 않은 경우다. 바이러스가 소량이면 그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검사를 잘못 했을 수 있다. 검사용 면봉을 코에 넣고 좌우 각각 최소 15초 정도 채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48시간 후 재검하면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진단 키트를 이용한 자가 검사로 코비드-19를 일으키는 코로나 균을 다 잡아낼 수 있는가. 다행히 지금까지는 그렇다. 알파와 베타뿐 아니라 지금의 오미크론 변이까지 모두 감지해 내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센터(CDC)에 의하면 코로나에 걸렸다면 최소 5일은 자가격리 해야 한다. 이 기간에 전파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열흘이 지난 후에도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주위에 옮길 수 있다는 말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전파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
노약자나 면역이 떨어진 사람을 방문할 때는 사전에 자가 테스트를 해 보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가 올 겨울 재확산할 수 있다고 한다. 불확실한 시대를 더듬어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한 것이 어디 코로나뿐이랴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