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10일까지 팔로알토 아트 센터, 아티스트 18명과 함께
팔로알토 아트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Fire Transform 전시회’에서 작품 앞에 서 있는 원미랑 화백
지구가 불타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더 이상 대형 산불이 재해가 아닌, 예고된 일상이 되었다. 지구의 온난화, 잿더미가 되어 가는 푸른 숲, 남의 일만이 아닌 환경 오염, 이러한 산불에 대해 예술가들이 경고의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 9월17일부터 팔로알토 아트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Fire Transform 전시회’는 베이지역 및 캘리포니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 18명이 참가, 사진 및 회화, 조각, 설치 미술 등으로 산불의 위기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인 작가 원미랑씨를 비롯해 Jeff Frost, Kim Abeles, Marion Coleman, Young Suh 등이 참가하고 있는 ‘Fire Transform 전시회’는 불타는 현장을 직접 찾은 예술가들이 찍은 불타는 마을 사진, 검게 그으른 소방관들, 까맣게 탄 들판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회화, 건축 설계자들이 그린 잿더미 위의 재 건축 현장, 불을 이용해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켜가는 원미랑씨의 작품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제작된 예술품들이 오는 12월1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금속망 위에 토치 작업으로 완성된 원미랑씨의 작품은 13개의 작품이 연속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어 미세한 빛의 흐름과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원미랑씨는 토치 작업 등으로 나뭇가지의 모습이 형상화 된 이번 작품이 여러 개의 작품이 함께 겹치면서 평면적인 회화가 줄 수 없는 미묘한 빛의 결합 및 변화를 통해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빛의 풍요로움과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됐다며 작품 해설과 작품 과정을 설명했다.
수년 전부터 거리를 걷거나 자연 속에서 만나게 되는 나무를 보며 나무의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에 반해 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원씨는 금속망 사이로 서로 겹쳐지는 미세한 빛의 변화에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며 설치미술의 특별성을 강조했다. 금속망은 자그마한 자극에도 구겨지기 쉬우며 일단 구겨진 금속망은 다시 원상복구가 힘들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설치하기 힘들며 작은 갤러리보다는 아트 센터와 같은 시큐리티가 확실한 곳에서나 전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 임했다며 자신의 대형 설치작품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임을 역설했다.
10여년 넘게 강철망 위에 토치(torch) 불로 태우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 원씨는 작품의 주제가 항상 자연에서 느끼는 풍성한 에너지와 눈부신 ‘빛’의 추구라며 “불로 태워 조형이 드러나는 과정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훈훈해 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원씨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을 찾아, 현장 기술자들과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Gilding (Gold leaf)과 ‘Alchemy(연금)’ 시리즈 전시회도 발표해 온 바 있다.
원씨는 서울 미대에 입학, 졸업시 총장상을 받았으며, 서울 미대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고, 프랑스 정부의 장학금으로 도불, 국립 고등 장식 예술학교와 준 대학원 코스를 끝낸 뒤, 쏠본느(국립 파리 제 1대학)에서 ‘한시대 색채’를 주제로 미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귀국하여 잠시 모교인 서울대에서 강의 하다가 도미, 현재 베이지역을 근거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원씨는 Santa Clara의 트라이튼 미술관, SF의 Asian Art Museum, de Saisset Museum(디 쎄이쎗 미술관), SF 현대미술관 Artists Gallery 등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연락처: mirangwonne@gmail.com
한편 원미랑씨는 10월22일, 23일 열리는 헌터스 포인트 쉽야드 아트 스튜디오에서 가을철 오픈 스튜디오가 열린다고 알려왔다.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 장소: 451 Galvez Ave, San Francisco, Ca, Hunters Point Building 101
▶‘Fire Transform 전시회’: 12월10일까지, 장소: Palo Alto Art Center(1313 Newell Road Palo Alto, CA) artcenter@cityofpaloal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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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