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 박성현(29)이 조심스럽게 내년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박성현은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내년 시즌이면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6년 KLPGA투어 상금왕에 이어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 동시 석권이라는 남다른 업적을 이루며 세계랭킹 1위를 꿰찼던 박성현은 2020년부터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라 7개 대회만 치른 2020년에 4차례 컷 탈락을 경험하더니 작년에는 19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했다.
컷을 통과한 대회에서도 공동15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졌다. 17번 대회에서 8번이나 컷 통과에 실패했다.
세계 1위를 달리던 선수가 컷 통과가 어려워졌으니 보통 심각한 부진이 아니었다. 박성현은 “어깨가 많이 아팠다”면서 “2020년 말부터 어깨 부상은 다 나았다”고 운을 뗐다. “이제 아픈 데는 없다”는 박성현은 “2020년엔 넉달 가량 하루에 두세시간 재활 운동을 했다. 재활이 아주 잘 됐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다만 재활 기간이 길어서인지 쉽게 예전 상태로 돌아오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이제 됐구나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고 밝혔다.
샷은 전성기 때 80∼90%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박성현은 몸 상태와 샷이 회복됐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 이유를 “잘 칠 때 느낌을 잊어버려서”라고 설명했다.
“재활을 막 끝냈을 때는 순위나 성적이 아닌 스윙을 되찾는데만 신경을 집중하면서 경기했다”는 박성현은 “이제는 선두권에 있을 때 어떤 감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그는 “컷 탈락을 밥 먹듯 하니까 우승 경쟁하는 법을 까먹은 꼴”이라면서 “왜 그런 걸 잊느냐고 하시겠지만 진짜 그렇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