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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연꽃 향기 맡으며 세상 시름 달래볼까”

2022-08-08 (월) 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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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 케닐워스 수생 식물원

“그윽한 연꽃 향기 맡으며 세상 시름 달래볼까”
“그윽한 연꽃 향기 맡으며 세상 시름 달래볼까”


워싱턴 DC 북동쪽 메릴랜드 경계에 위치한 케닐워스 수생 식물원(Kenilworth Park & ​​Aquatic Gardens)은 총 700에이커 규모로 국립공원 관리국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여름에는 물에서 피는 수련과 연꽃, 겨울에는 습지 위의 산책로에서 야생생물과 들새들을 관찰을 하기 좋은 곳으로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한 여인의 노력으로 탄생한 공원
1880년 지금의 공원 부지를 구입한 남북전쟁 참전용사 월터 쇼는 그의 고향인 메인 주에서 수련을 가져와 심었다. 쇼는 고향에서 공수해 온 꽃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꽃과 식물들을 키웠다. 이후 ‘W.B Lily Pond’ 이름으로 식물원을 시작했다. 1921년 쇼가 사망한 후 그의 딸 헬렌 쇼 파울러가 사업을 인수했지만 당시 인근의 아나코스티아 강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미국 육군 공병대가 소집돼 강을 준설하려 했다. 헬렌은 정원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결국 의회에서 그녀의 손을 들어줬고 1938년 의회는 1만 5천 달러로 공원을 구입해 새로 조성한 후 오늘에 이르렀다.


# 연꽃과 수련을 감상하는 산책로
공원 입구에서 0.1마일을 걸어가면 탁 트인 작은 연못들과 사이사이 나 있는 산책로는 총 3마일이다.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얕은 연못 위에 널려 있는 잎들 사이로 작은 수련들이 가득해 하얗고 파란 수련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1m 이상 자란 연꽃 줄기 위에 분홍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성인 얼굴만 한 연꽃이 활짝 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큰 연꽃을 받치고 있는 16인치 정도 되는 연잎들이 연못을 덮고 있는 것은 이 공원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크고 작은 연못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봉우리인 연꽃,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연꽃, 아름다움을 뽐내는 활짝 핀 연꽃, 생을 다한 연꽃은 씨만 남긴 채 매달려 있는 등 연꽃의 처음과 끝을 모두 볼 수 있다.

아나코스티아 강 쪽으로 나 있는 약 1마일의 보드워크는 나무로 잘 정리돼 있어 자연 그대로 보존된 습지를 감상할 수 있다. 보드 워크의 끝 쪽에는 희귀한 새와 야생 생물들이 자주 나타나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한다.
그늘이 별로 없어 햇살이 강한 여름이어서 챙이 넓은 모자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 아름다운 연꽃과 수련의 향연
연꽃과 수련의 계절인 7월 31일까지 ‘2021 온라인 연꽃 & 수련 축제(The 2021 Virtual Lotus & Water Lily Festival)’가 열리고 있다. 웹사이트(https://www.nps.gov/keaq/planyourvisit/lotus-and-water-lily-festival.htm)를 통해 온라인 페스티벌이 열리고 공원에서도 소규모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16일(금), 23일(금), 30일(금), 8월 6일(금)에는 공원 시간을 연장해 오후 8시까지 문을 열어 밤의 연꽃과 수련을 감상할 수 있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금요일 저녁에는 공원 내에 푸드트럭이 와서 저녁과 스낵을 구입해 먹으며 저녁 시간을 즐길 수 있다.

# 가는 길, 입장료
버지니아에서 갈 경우 DC 내 I-695번과 I-295번이 만나는 지점에서 295번 노스 방향으로 4.8마일을 가서 딘 애비뉴 노스 이스트에서 좌회전한다. 리스트리트 노스 이스트를 따라 0.9마일을 가면 공원 입구를 만난다.
메릴랜드에서는 I-495번 이스트 방향으로 가다가 I-295번 사우스 방향을 따라간다. 295번 사우스 방향으로 8.9마일을 가다가 딘 애비뉴 노스 이스트에서 우회전을 하고 공원 입구로 가면 된다.
입장료는 없고 매일 오전 8시-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주소 1550 Anacostia Ave NE, Washington, DC
문의 (202)692-6080

<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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