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3년만의 축제 재개 관심 가져야

2022-07-14 (목) 문태기 OC지국 국장
크게 작게
무려 41년 전인 1981년 9월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시작된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는 지난 2013년 이름을 ‘아리랑 축제’로 변경되어 그동안 부에나팍과 가든그로브를 오고 가면서 열렸다.

이 축제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예전같지 않다. 매년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과 패턴으로 열려 한인들에게는 이제 ‘식상한’ 행사가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타 민족들도 한국의 문화와 전통, 케이 팝까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축제에 올 필요가 없어졌다. 관심도가 몇 년전에 비해서 떨어진 것이다.

이와아울러 그동안 한인축제를 통해 판매되었던 웬만한 한국의 특산품 및 공산품들은 한인 마켓이나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 축제에 와서 사야하는 필요성도 많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연예인 초청 공연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 케이 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려면 축제 재단의 예산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축제재단의 주요 소득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부스 판매도 최근들어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람객이 줄어들면서 부스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로컬 업체들에 대한 부스 판매가 예전 같지 않아 재단 측은 한국 지자제 업체 유치에 눈을 돌렸지만 물품을 가져오려면 통관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매년 축제때 마다 한인 샤핑몰 일부 한인업주들이 영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축제 재단 측은 이들을 설득해서 동의를 받아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오래전 일부 한인 업주들은 가든그로브 시에 찾아가 장사에 지장을 준다고 항의하는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는 샤핑몰 업주 1명이라도 반대하면 축제를 허락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축제재단 측에 전원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축제재단측이 그동안 축제 장소를 가든그로브와 부에나팍을 옮겨 다녔다고 볼 수 있다. 가든그로브 한인 업주들의 반대로 부득이하게 축제장을 부에나팍 한인 샤핑몰로 옮겼었지만 또 다시 반대에 부딪쳐 부에나팍 시청과 더 소스몰을 전전하다가 6년전 가든그로브로 되돌아왔었다.

코로나 19이후 3년만에 재개되는 올해 한인 축제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으로 되돌아온 첫해에는 업주를 설득해 행사를 치르기는 했지만 지금 샤핑몰 일부 한인 업주들은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빚어졌던 한인 업주와 재단 측과의 갈등이 또 다시 재현된 것이다.

한인 업주들은 축제가 열리는 4일동안에 심한 교통혼잡과 파킹랏으로 인해서 매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극소수의 베트남계 업주들도 반대하고 있다.

이에 재단 관계자들은 이번 축제에 반대하는 한인과 베트남 계 업주들을 찾아가서 설득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만일에 이 업주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면 축제의 플랜 변경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인축제 관계자들은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행사인데 1년에 3-4일 영업에 방해된다고 커뮤니티 행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샤핑몰 대다수 업주들은 축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소수 업주들의 반대로 인해서 매년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인 축제는 관람객 부족, 부스 인기 시들, 예산 부족으로 유명 연예인 쇼 유치 어려움, 소수의 타운 업주들의 축제 반대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고 수십년동안 해오던 한인 축제를 이대로 중단할 수는 없다.

만일에 이 상태에서 손을 놓게되면 그 동안 이어온 맥이 끊어지게 되고 오렌지카운티 한인 커뮤니티로 보아서는 큰 손실이다. 그나마 축제를 통해서 1년에 한번 OC 한인 커뮤니티가 함께 모이는 ‘잔치’가 없어지게 된다.

이 잔치가 지금은 초라한 모습일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성대한 잔치’로 변할 수 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축제도 앞으로 시대에 걸맞게 변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 한인 축제가 힘든 상황인 만큼 더욱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문태기 OC지국 국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