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주류사회 활동 삶 수록 한국계 미국인 ‘정체성’ 강조
이종혁 CPA의 ‘나는 두개의 조국을 가졌다” 출판기념회 참석자 기념 촬영. 앞줄 왼쪽 3번째부터 곽태길, 유형섭, 정현섭 목사, 저자 이종혁, 부인 이연진, 정경애, 조길호 장로
이종혁 공인회계사(CPA)의 자전 에세이 ‘나는 두개의 조국을 가졌다’ 출판기념회가 지난 25일 저자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동 교회 정현섭 담임 목사의 사회로 책 소개와 리뷰, 저자의 인사말로 진행이 됐다. 이종혁 CPA는 인사말에서 “오늘 6.25일을 맞아 그날을 되돌아볼 때 폭격으로 살고 있던 서울의 집은 박살이 나고 온 가족을 잃어 고아가 되어 이땅에 살아남기 위한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 날”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아홉살이던 그 당시 인민군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수표교 밑에서 사람을 세워놓고 따발총으로 쏘는 등 직접 목격한 참상도 전했다. 그는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청소년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어른이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후 그는 6,25를 북침이라고 누군가 잘못 이야기하면 인민군의 잔인성과 아울러 남침이라는 주장을 팔순이 넘은 지금까지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CPA가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아가 된 그는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후 해병대 군 생활을 거쳐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27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을 미국으로 이끈 것은 바로 전쟁을 치르듯 하루를 살았던 한국인만의 한(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혹독한 역사를 거쳐 오면서 다져진 한국인의 정체성인 ‘한(韓)’이 미국인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힘을 주었으며 자신의 청춘을 도약시킨 한양대의 한(漢)도 큰 역할을 했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러한 세가지 ‘한’이 인생 여든의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아는 것이 중요함도 강조했다.
미국에 첫발을 디딘 그는 소노마주립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공부 후, 1975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 최초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 회계 법인을 설립하여 40년 넘게 회계사로 일을 해오고 있다. 또 Free Mason과 한미상공회의소 회장, 아시안 아트 뮤지움 커미셔너 등으로 미 주류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1985년부터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지역 회장으로 한민족 공동체 통일심포지엄 등에 참석하여 통일 방안을 놓고 북한의 대표와 설전을 벌인 일도 전했다. 그리고 한양대학교 국제재단 초대이사장으로 모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특히 이종혁 CPA는 오클랜드시와 노숙자를 위해 26년간 추수감사절 만찬행사를 열어 매년 2,500여명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사회봉사에도 앞장서 왔다. 이러한 공헌으로 오클랜드시는 2003년 3월 5일을 ‘이종혁의 날’로 공표했다. 이종혁 CPA는 “한국인이자 한양인이며 미국인임을 내세우면서, 나의 한국에서의 한이 미국에서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고 책의 서문에 적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곽태길 권사(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책과 저자의 활동을 설명 후 “천애고아로 생을 시작했지만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한국과 미국을 위해 큰 활약을 한 성공적인 삶을 산 인물”로 소개했다. 축사에 나선 조길호 장로(오클랜드 교회)는 “저자와 47년간을 함께한 교회 생활과 한미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류사회에서의 활동을 되돌아본 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배를 겸한 출판기념 행사에서는 정현섭 담임 목사의 메시지와 축하 찬양, 화환 증정 순서도 있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본보 강승태 지사장을 비롯하여 북가주해병대전우회 이성희 회장, 정경애(글로벌어린이재단 상임고문), 안규태 CPA, 유근배 전 SF한인회장, 김종인 오이코스대학교 총장 등 60여명이 참석하여 축하했다. 이종혁 CPA의 ‘나는 두개의 조국을 가졌다’ 책은 총 387면으로 한양대학교 출판부에 의해 자랑스러운 한양인 시리즈 첫번째로 출간됐다
<
손수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