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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위의 하얀 꽃’ 백반증, 7~9월 가장 많이 발생

2022-06-21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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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은‘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이날은 백반증을 앓았던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피부 위의 하얀 꽃’으로 불리는 백반증은 7~9월에 가장 많이 생긴다.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멜라닌 색소는 피부색을 결정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백반증은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가 탈색되고 흰색 반점이 생기는 피부 질환”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긴 하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환자 절반 20세 이전 발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 간 32.1% 증가했다.


백반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항산화능력 감소, 외부 자극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률은 0.5~1%, 가족력은 30% 정도에서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에 가장 흔하고, 환자의 절반은 20세 이전에 발생한다.

증상은 경계가 명확한 백색 반점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하고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을 포함한 체모가 탈색돼 하얗게 변할 수 있다.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나 입·코·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할 때가 흔하다.

백반증은 피부 분절 등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백반증은 특이하게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김혜성 교수는 “백반증은 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고 했다.

실제 백반증 환자 중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백반증은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 5명 중 1명만 치료


백반증은 병변 모양과 분포 등 임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우드등 검사를 통해 색 변화를 확인하는 등 병변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피부 조직 검사가 도움되기도 한다.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동반 질환의 확인을 위해 병원 첫 방문 시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치료는 병변 크기와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법은 약물 치료, 광선 치료, 피부 이식 등이 있다.

먼저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체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에서는 광선 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특히 광선 요법 중 좁은파장자외선B(Narrow band UVB) 요법을 1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면 단기간 경구 스테로이드 요법을 적용한다. 1~2년 동안 새로운 또는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에는 펀치이식술, 흡입수포표피이식술, 세포이식술 등과 같은 수술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JAK 억제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외선 노출ㆍ피부 자극ㆍ스트레스 피해야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으려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은 중단한다. 목걸이 착용을 피하고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 역시 최대한 줄인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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