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밀집 밸리 지역 집집마다 도어락 확인
▶ 차내 물품 절도 시도 등 보안 카메라에 잡혀
최근 남가주에서 주택 침입 강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밸리 포터랜치 지역의 한 게이티드 커뮤니티에서 새벽 시간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는 괴한의 모습이 일부 주민이 설치해둔 보안 ‘링’ 카메라에 찍혀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며칠 뒤에는 또다른 괴한 2명이 단지 게이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진도 포착됐다.
포터랜치 지역 주민들이 가입한 페이스북의 한 비공개 그룹 계정에는 지난달 29일 사진과 함께 경고의 글이 담긴 포스팅이 게시됐다. 올라온 사진에는 입고 있던 셔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낯선 남성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경고. 한 남성이 새벽 4시에 우리 집 프론트 도어를 열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찍혔다. 그는 취한 듯 보였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며 주민들에게 매일 밤 집 문을 잠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동일한 단지에 거주하는 또다른 주민 한 명은 해당 페이스북 그룹에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이 사람을 본 적 있나요? 그는 오전 3시45분부터 4시 사이에 우리집 도어벨을 누르고, 집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리는 남성에게 뭐가 필요한지 물었더니 남성은 소리치고, 집 앞에 주차된 차의 문을 열려고 하는 행위를 보였다’고 쓰여 있었다.
게시물들에 담긴 사진 속 남성의 모습은 검은 머리, 구리빛 피부, 건장한 체격 등 다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유사 인물처럼 보인다는 주민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이로부터 며칠 뒤인 지난 5일 오전 2시40분께에는 포터랜치 지역 한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게이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남성 2명의 사진이 단지 내 CCTV에 찍혔다. 두 남성은 검은색 옷 차림으로 후드를 뒤집어쓰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주민들은 연속적으로 올라오는 괴한의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확인한 후 ‘일부 괴한들이 이 지역 주민들을 집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며 ‘문 잠그는 걸 철저하게 해야겠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해당 커뮤니티에 거주 중인 한인 이씨는 “’링’ 카메라, ‘링’ 알람 등을 집에 설치해 혹시 침입할지도 모르는 괴한들을 대비하고 있다”면서 “게이티드 커뮤니티인데도 안전 문제에서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만약 괴한이 집에 들어왔다면 어떤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단지의 HOA 측에도 연락해 보안에 보다 신경을 써 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LA경찰국(LAPD)은 “주택절도는 집단속을 잘 하면 절반 이상을 예방할 수 있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잠그지 않은 출입문이나 창문을 통해 주택 침입절도의 거의 절반 이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도둑을 막기 위해 ▲한 시간 이내 집을 비울 때라도 반드시 알람 시스템 켜 놓기 ▲외부인 침입 때 경보가 울리는 알람 시스템 설치하기 ▲1, 2층 창문 잠그기 ▲마스터 베드룸에 보석이나 귀중품 보관하지 않기 ▲밖의 어두운 곳은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적으로 불이 켜지는 시스템 설치하기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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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