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한인회(회장 권석대) 회관에서 지난 31년 동안 실시하고 있는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순회 영사 업무는 밀려드는 민원인으로 항상 붐빈다. 아침에 오픈하기 전부터 한인들은 문 밖에서 줄지어서 기다린다. 예약을 하지 않고 왔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한인들도 종종 있다.
매주 금요일 제공되고 있는 이 영사 업무를 이용하는 한인은 1주 평균 80여 명으로 최소한 3-4주전에 예약해야 한다. 영사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한인들은 한달 전부터 서둘러야 원하는 시간에 맞출 수 있는 셈이다.
시급한 민원 또는 OC에서 미처 예약을 못한 한인들은 승용차로 1-2시간 거리인 LA 한인타운에 있는 LA총영사관으로 가야 한다. 그나마 총영사관에서 민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한인들은 여러 가지 궁금한 사항들을 순회 영사 업무 시 담당자에게 자세하게 물어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가 있다. 하루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이 3시간 30분(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30분, 12-1시 점심 시간)이라서 대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어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특정 서류를 처리한다고 담당자를 만나서 다른 사항들을 질문하면서 시간을 끌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한인들도 간혹 있다.
이 같이 ‘짧은’ 순회 영사 업무 시간은 오렌지카운티 한인 인구의 급속적인 증가로 민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20여년 째 똑 같다. 한인들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한인회측은 그동안 수년에 걸쳐서 시간 연장을 건의해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임 박경재 총영사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총영사는 업무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여의치가 않았다. 결국 하루 처리 건수를 10% 늘이는 것에 그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OC한인회는 최근 한인회관내에 영사관 ‘출장소’를 설치해서 담당 영사가 매일 상주하거나 또는 매주 3일 이상 대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인회측은 이에 대한 주요 이유로 ▲ LA총영사관 순회 영사 업무가 불어난 한인 인구로 합당한 민원 업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유학생 및 서류 미비자, 영주권자 등 인구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숫자를 예상하면 전체 25만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등을 들었다.
한인회의 영사관 출장소 설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재준 전 한인 회장 당시인 2008년 캠페인을 벌인바 있다. 또 김가등 전 회장이 지난 2015년 서명운동을 벌여서 약 6,000명의 서명을 LA총영사관을 통해서 한국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인회의 이 같은 요청은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인회측에 따르면 출장소 설치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법적인 절차가 따르기 때문에 총영사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외무부와 국회까지 가야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권석대 한인회장은 한인들로부터 출장소 설치를 위한 청원서 서명을 1만여 장 받은 후 올해 10월 한국 방문시 외무부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영완 현 LA총영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밝혔다고 한다.
미주에서 LA, 뉴욕에 이어서 오렌지카운티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어바인과 풀러튼 시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에 설치되었던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한 한인이 3월 25-27일 3일 기준으로 LA 투표소에 비해서 많았을 정도이다.
내년에는 세계한상대회가 이곳에서 열리게 되어 OC의 한인 커뮤니티는 한국, 미주를 넘어서 전 세계에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이 지역으로 유입되는 한인들의 인구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서비스하고 있는 OC 순회 영사 업무는 이제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없으면 안될 정도로 완전히 자리잡고 있다. 이 업무를 더욱 알차게 확대 시킨 ‘출장소’가 설치되면 LA카운티를 제외하고 샌버나디노 카운티를 비롯한 남가주 남부에 위치한 카운티 전역에 있는 민원인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커뮤니티는 한국 정부에서 출장소를 설치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LA총영사관의 오렌지카운티 출장소가 빠른 시일내에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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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