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
2022-06-04 (토)
변임주 / 엔지니어
줌으로 시작한 회사 생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직장에서도 지난 2년 동안은 같은 온라인이어도 내가 새로운 멤버를 맞이하는 입장이었다. 초짜 신입으로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에서 신입 직원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버추얼 회사 생활은 확실히 달랐다. 비대면으로 시작했지만 입사 6주만에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대면 워크샵에 참석한 경험을 통한 나의 온라인, 오프라인 적응기를 적어보겠다.
나는 긴 팬데믹을 겪으면서 긴장이 많이 늘었다. 신입의 입장에서 회사 문화가 아직 감이 안 잡힌 상태에서 상대의 무뚝뚝한 말에 적응이 될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나도 무던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이 사람들이 날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 상태에서 워크샵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긴장을 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택으로만 근무를 하다보니 사람을 만나는 것이 예전보다 쉽게 느껴지지 않는 듯했다. 드디어 줌으로만 만나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것이 기대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 사이에 좀 더 내성적이 되어서 어색함도 느끼고 스트레스를 다들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오프라인의 백미는 다른 사람들의 기운도 느끼고 개성이 좀 더 드러난다는 점이다. 무뚝뚝했던 직원은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생각보다 밝고 상대를 생각하는 섬세함이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고, 테스트를 담당하는 친구는 미국인이어도 말을 천천히 그리고 단어를 하나씩 끊어 말하지만 굉장히 꼼꼼하고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배웠다. 나와 같은 날에 들어온 러시아인 여성 멤버는 수줍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것, 궁금해 하는 것은 확실하게 표현해서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희미한 개성들이 오프라인에서는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대면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데이터가 더 나오게 되어 확신과 신뢰가 빨리 형성되는 것 같다.
이번 경험을 통해 신뢰가 심리적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잠시 동안의 대면을 통해 얻어낸 신뢰의 형성이 온라인 환경에서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할 지 생각해본다.
그 노력은 사내 메신저인 슬랙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에 이모지(emoji)를 많이 보내는 것일 수도 있고 일부러라도 먼저 다가가서 안부를 물어보거나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거리를 찾아서 나는 오늘도 슬랙을 뒤지면서 나중에 써먹을 얘깃거리와 배움을 하나씩 하나씩 저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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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임주 /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