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융업계 직원 쟁탈전 심화

2022-05-24 (화)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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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A 최저임금 인상·JP모건 성과급 30% ↑

▶ 주류은행들 공세에 한인 은행들 고민 커져, 이직 막기 쉽지 않아… 임금 불균형 문제도

금융업계 인력난에 한인 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류은행들이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미끼로 인재들을 데려가는 상황인데 이에 대응해 경력직을 채용하며 기존 직원들과 급여 불균형 문제가 불거져 조직 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23일 로이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전직원 대상 최저임금을 22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번 결정은 오는 6월 급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인상 조치로 최저임금을 받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직원의 연봉은 4만6,000달러 선으로 올라가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2017년부터 매 2년마다 최저임금을 인상했는데, 오는 2025년까지 시간당 25달러로 추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쉐리 브론스틴 BOA 최고인사책임자는 “급여 인상은 최고의 인재들을 계속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BOA는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A는 임금 인상과 함께 상반기 중 대규모 성과급 지급도 계획 중이다.

인재들을 잡기 위한 노력은 다른 주류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해 직원 급여를 33% 인상했는데 1년차 애널리스트의 연봉이 약 11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데이빗 솔로먼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인재 모시기 전쟁이 치열해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보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임금 인플레이션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선두은행인 JP모건도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비용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문제는 주류은행들이 각종 보너스를 미끼로 한인 은행 직원들을 데려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금융업계에서 수요가 많은 대출 관련 직원들은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하는 비한인 은행들의 오퍼를 수시로 받는 상황이다. 한인 은행업계 고위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류은행으로 가면 업무환경이 달라 이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요즘 젊은 직원들은 다르다”며 “주니어 직원들이 빠져나가는 일이 많아 인재 양성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인 은행들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1분기 인건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6% 지출을 더 했을 만큼 임금을 올려서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 규모를 고려했을 때 대형 주류은행만큼 급여 인상을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을 막기는 쉽지 않다.

한인 은행들 사이에서 이직이 활발한데 이 경우 조직 내 임금 불균형 문제도 초래하고 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급여를 제시해 경력직을 데려오면 기존 직원과 급여 격차가 발생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경력직으로 들어온 직원들의 연봉을 알게 되면 기존 직원들은 허탈해 하는게 사실”이라며 “이는 또 다른 직원의 이직을 불러온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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