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에서 인플레이션 사태 속에 고객 반발이 높은 음식값을 올리는 대신 음식의 양을 줄이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일반 제품에도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식당가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오르자 음식값을 올리는 외에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의 양과 크기를 줄이는‘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슈링크(shrink·줄이다)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를 겪으면서 식당들이 음식값을 1년 전보다 7.2% 올렸으며, 급기야는 음식 재료를 덜 쓰는‘짠돌이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미국 전역에서 치킨랩과 샌드위치에 넣는 고기류 양을 줄였고,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는 10개짜리였던 ‘뼈 없는 치킨 윙’을 8개로 줄였다.
‘버거킹’ 치킨 너겟도 개수가 줄었고, 멕시칸 그릴로 유명한 ‘살사리타’는 살사 소스 양을 줄였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의 ‘고메투고’의 샐러드는 종전의 16온스(1파운드=약 453g)에서 2온스 빠진 14온스(약 397g)로 작아졌다.
고메투고 소우주인 캐럴린 제라르디는 “인플레 때문에 샐러드 양을 줄이는 대신 가격은 종전대로 6.95달러를 받는다며 ”가격은 그대로지만 실제 가치는 줄어들었다“고 시인했다.
식당 주인들은 손님들이 가격을 올리면 투덜대겠지만, 감자튀김 몇 개 더 적거나 샌드위치 속이 덜 채워지는 것은 그런대로 참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일부 업소들은 식당에서 먹는 고객을 위한 접시 크기나 투고 컨네이너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음식의 양을 줄인다.
보스턴대 마케팅학과 나일랴 오르다바에바 교수는 이런 전략이 통하는 것은 사람의 뇌는 어떤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물건 크기가 변하는 데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가격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회사는 제품값 대신 제품 크기를 바꾸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고객들이 인지하면서 불평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식업계는 이미 가격을 상당 부분 올린 상황에서 추가 가격 상승을 주저하고 있지만 많은 고객들은 이미 음식값이 너무 올랐다고 불평한다. 실제로 많은 식당들은 음식값 상승으로 고객이 줄어드는 현상이 뚜렸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일부 식당은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는 종전 제품을 없애고 크기가 작은 새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포함된다.
지난 2월 비 유제품 치즈를 생산하는 ‘다이야’는 8온스(227g)짜리 비건 가루치즈 제품을 없애고, 대신 7.1온스(약 201g)짜리 신제품을 내놨고, ‘게토레이’도 최근 32온스(약 807g)짜리 대신 28온스(약 793g)짜리 병 제품을 출시했다.
이같은 크기 감소 트렌드는 이미 식품은 물론 생필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