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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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은

2022-05-06 (금) 리처드 김 할리웃 배우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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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조만간에 귀가 순해지는 이순의 나이가 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덕의 사람이 되고 싶다. 한쪽에 치우친다는 것은 다른 한쪽을 보는 눈이 가려진다는 것이다. 나는 맞고 상대는 틀렸다는 독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찌 세상에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까?

사람은 자기 이익과 자신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벗어날 수 없다. 맞다고 하는 사람도 리더가 되어 선봉에서 일을 하다보면 자신이 소신이 틀렸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어릴 때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바뀌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사람은 그 나이에 맞는 자기 생각과 판단을 하는데 그런 생각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귀가 순해지고 상대를 품으며 들어줄 수 있는 아량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적어도 나이가 들면 인생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절대 선이나 절대 악에 대한 기준을 말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 것이다. 그런 기준은 결국 주위의 상황과 개인의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용과 생각의 변화를 통해서 인생이란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기준을 내리거나 평가하기 힘들다. 결국 나만 맞는다고 싸우기만 하면 결론의 성과 없이 서로 상처만 받고 결국 소통도 끊어지고 무관심 속에 헤어지게 된다.

잘 들어만 주어도 소통의 50% 이상은 해결이 된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학력이 높아도 상대를 이론적으로 공격만 한다면 그런 지식은 소통과 협상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좋은 협상이 이루어지려면 양쪽의 말을 다 들어보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 협상이 일방적일 때 그것은 협상이 아니라 정신적 물질적 폭력의 시간 낭비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 정치인데 한국의 진보와 보수는 기름과 물의 관계이다. 그 중간에서 조율을 잘 하는 협상가들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한국 정치는 결국 진흙탕 싸움만 하다가 결론 없는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우선은 끝까지 서로 잘 들어주어야 한다. 신사란 싸움을 하더라도 품위 있게 유머를 가미하며 자기 뜻을 우회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도 최상의 협상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자신의 주장만 피력하는 것이 아니라 귀가 순해지는 것이 인간관계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리처드 김 할리웃 배우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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