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는 국격이 있고 인간에게는 인격과 품격이 있다. 우리는 가정과 사회가 단합이 안 되고 와해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즉 가정을 이끌어가는 가장이나 조직의 장의 자질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조직의 장을 잘 만나는 것도 조직원의 크나큰 행운일 것이다. 나라도 마찬가지임이 틀림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 폭군을 만났을 때에는 백성이 전쟁에 동원되거나 폭정에 시달리게 되었고, 성군을 만나게 되면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었다. 말하자면 하나의 공동체나 조직에서는 지도자의 자질, 즉 품격있는 지도자가 그 구성원의 성공과 행복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저명한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란체스코 알베로니가 그의 저서 “지도자의 조건”에서 표트르 대제, 윈스턴 처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알렉산드로스 대왕, 율리시스 카이사르, 엘리자베스 1세 등 역사 속 유명한 지도자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도자의 품격을 설득력 있게 입증하였다.
말하자면 지도자란 창조적인 지도자로서 꿈과 이상을 가진 자, 목표의 수호자, 덕성의 소유자 등을 내세웠고, 가짜 지도자로서는 독재자와 하수인들, 사악하고 잔인한 자들, 시기심으로 등에 칼을 꽂는 자들, 관대함을 나약함으로 해석하는 자들,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 정신적 살해자들, 주제넘고 오만한 자들, 형식주의와 관료주의자들, 에덴동산의 뱀과 같이 교활한 자, 권력 중독자들, 타락한 자 등을 지적하였다.
이제 5월이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우리 시대의 지도자의 품격은 무엇일까? 첫째로, 된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인격자라고 한다. 인격적인 사람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긴 세월 동안에 가정과 학교 교육, 종교적 성찰을 통해 인격의 3요소인 지·정·의, 즉 지식, 감정과 의지가 풍성하게 닦아져야한다. 그리고 욕망을 자제하고 겸손한 인격을 갖춘 지도자는 공동체나 조직을 행복하게 잘 이끌어 가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가 조직의 수장이 되었을 때에는 폭풍 잘 날이 없게 된다.
둘째로, 공사를 구분할 줄 알고 정직하여야한다. 자신에게 정직한 자는 양심이 있는 자요, 타인에게 신뢰를 받는 자이다. 개인이 공사를 구분 못하고 정직하지 못하면 조직은 부패로 이어진다. 한국이 국제 교역량으로서는 2021년 세계 8위라는데, 국제투명성기구가 180개국을 대상으로 2022년 1월 발표한 부패지수에서 32위를 기록하였다. 참고로 선두 그룹은 북유럽이고, 일본(18위), 미국(27위), 중국(80위) 순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4개 회원국 중 한국의 순위는 22위로 나타났다. 푹 썩은 냄새가 나며 심각한 위기상태이다.
셋째로, 지도자는 미래에 대한 비전, 꿈이 있어야한다. 안목이 넓어야한다는 말이다. 지도자는 맡겨진 기간만 채우고 끝나서 나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조직원에게 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넷째로, 소통이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지하철 검표원이 지하철 사장이 된다고 한다. 즉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게 되고, 성공적인 소통을 이끌어내는 길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한국은 지정학적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절대시하며, 국민을 두려워하는 자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러한 품격을 갖춘 지도자가 있는 공동체나 조직의 일원들은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러한 품격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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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