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운치안 갈수록 불안, 칼부림 증오범죄 빈발
▶ 경찰 늑장출동 지적도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는 한인 여성 온모(30)씨는 자동차가 없어 출퇴근시 집까지 약 15분~20분을 걷는다. 이씨는 “요즘 들어 부쩍 걸어 다닐 때 긴장이 돼 빠르게 걷곤 한다”며 “길가를 걷다 보면 막무가내로 접근해 말을 거는 노숙자들도 많아 출퇴근길 보행에 스트레스가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인 남성 최모(42)씨도 “한인타운에서 거주한 지 올해로 7년째인데, 최근 자녀를 키우며 한인타운 치안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며 “아이와 함께 길거리를 걷는 건 아무래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들이 한인타운 치안에 부쩍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들어 한인타운에서 무차별적인 묻지마 폭행 범죄 발생 건수가 잦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월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대낮에 직장에 가던 한인 남성이 칼에 찔려 심각한 부상을 입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월 27일 오후 2시4분께 윌셔 블러버드와 세라노 애비뉴 인근에서 한인 남성 인모(36)씨가 일터로 가기 위해 길을 걷던 도중 한 백인 남성이 뭔가를 중얼거리며 시비를 걸어왔다.
인씨가 ‘뭐라고요?(What?)’라고 두 차례 되묻자 백인 남성은 갑자기 인씨에게 달려들어 머리와 인씨의 코를 들이 받았다. 깜짝 놀란 인씨가 자기방어 차원에서 상대방을 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백인 남성은 갑자기 칼을 꺼내 인씨의 등을 찔렀다.
칼부림 용의자는 현장 목격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고, 인씨는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가 심각하게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한인들은 ‘한인타운에 돌아다니는 마약쟁이 노숙자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면 도망가는 게 최선이다’며 한인타운 치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한인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LA 한인타운 한복판 샤핑몰 주차장에서 심야 칼부림으로 1명이 칼에 찔려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어 한인타운의 치안 걱정 및 우려에 불씨를 지폈다.
지난 1월 15일 새벽 1시30분께 한인타운 6가와 알렉산드리아 코너의 ‘알렉산드리아 플라자’ 샤핑몰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LA 경찰국(LAPD) 소속 경관들은 칼에 찔려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피해 남성은 구급차량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초동 수사 결과 당시 이 샤핑몰 내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에서 싸움이 일어나자 희생자가 이를 말리려다가 실랑이 도중 한 히스패닉계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렸고, 또 다른 남성 1명은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일째인1월 17일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사건이 발생한 샤핑몰은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함께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인 식당 10여개가 밀집돼 있는 곳으로 한인들은 당시 칼부림 사건으로 인해 겁에 질렸다.
특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시각이 새벽 1시30분께였으나 경찰이 30여 분이나 지난 2시께 도착해 경찰의 늑장 출동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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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