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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산책] 오리지널을 능가한 명곡 시리즈 Rose Garden (장미의 정원) / 노래: Lynn Anderson

2022-03-04 (금)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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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난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장미로 덮인 정원의 집을 약속한 적이 없어요. 살아가노라면 때때로 항상 맑은 날만 가질 수는 없어요. 이따금 비도 오는 날이 있죠. 세상이란 그런 것이니까. 미안하게도 난 당신에게 장미의 정원이 딸린 집을 약속한 적 없어요. 대신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는 줄 수 있지만 그곳엔 클로버 덩굴로 덮인 장비의 집은 없어요. 그러니 잘 생각하세요. 달콤한 말은 진실로 만들 수 있을까? 난 당장은 쟁반의 삶은 약속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인가요. 그러니 잠시동안 웃어요. 그리고 와서 재미있게 지내요. 사랑이란 우울하면 안돼요. 자!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즐겨요. 장미의 집은 줄 수 없지만 멋진 노래와 하늘에 있는 달은 줄 수 있어요. 허나 장미의 정원이 있는 집은 줄 수 없어요. 허지만 그것이 당신을 붙잡는 데 필요한 것이라면 당신을 보내기 전 한가지 묻고 싶어요. 당신이 뛰어내리기 전에 잘 봐요. 잔잔한 물은 깊어요. 당신을 끌어낼 누군가는 항상 당신 옆에 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와서 웃으면서 즐겨요.”

모든 팬들은 노래 제목에서 풍기는 장미의 정원이 퍽 낭만적이고 장밋빛 사랑이 가득찬 노래로 연상했으나 실제 가사 내용은 하나 하나 짚어보면 상상과는 거리가 멀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연인들이 내일보다 오늘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사이다. 장미 정원이 있는 집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는 남자가 연인에게 대신 다이아몬드 반지와 노래는 불러줄 수 있다고 제의하고 우리가 함께 할 동안만이라도 즐겁게 인생을 보내자는 가사 내용은 모두의 상상을 완전히 벗어난다. 이 노래가 국내에 소개되어 엄청난 히트를 할 당시엔 돈가스나 햄버거 스테이크를 주 메뉴로 하는 경양식이 한창 뜨는 사업이었다. 이 노래 영향으로 그 때 개업하는 식당들 중에 ‘로즈 가든’이란 상호가 많이 생겨 Rose Garden 하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노래가 아니라 경양식 식당이었다. 그래서 어떤 팬은 “이 노래가 마치 경양식 식당을 위한 노래 같다…”고 얘기했다.

로즈 가든은 1967년 칸츄리 가수이자 작곡가인 Joe South가 노래를 만들어 Billly Jo Royal에게 곡을 주었으나 반응은 별로였다. 그 이듬해에 작곡자가 직접 불렀고. 그 다음 해에 리듬 앤 블루스 가수인 Debie Gray가 레코드로 발표했으나 대중적인 성공은 못했다. 1970년 칸츄리 가수인 Lynn Anderson이 이 노래를 듣고 레코드로 제작하고 싶었으나 그녀의 매니저이자 남편인 Glenn Sutton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 이유는 Rose Garden이란 노래는 남자가 그녀의 연인에게 장미 정원이 갖춘 집보다 오늘의 즐거움을 부여하겠다는 현실주의적인 노래이라 여자 가수에게는 맞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나 Lynn Anderson이 결코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자 할 수 없이 그녀의 남편은 간절히 원하는 아내를 위해 자신의 소신을 접고 칸츄리 음악의 고장 내쉬빌에서 레코딩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엔 간단한 악기 배정으로 구성되었다. 녹음 후 기타 연주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노래 자체가 단순하고 지루하니 현악기를 추가하여 분위기를 살리자고 제안했다. 그 의견에 모두 동의하여 이전보다 템포를 조금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편곡을 하여 재녹음에 돌입했다.


우여골절 끝에 스튜디오 녹음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회사 실무측이 도대체 관심을 갖지 않아 이 노래가 폐기 쪽으로 흘러갔다. 시간이 조금 흘러 레코드 사장이 어느 컨벤션 모임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회사로 돌아와 실무진에게 싱글 레코드로 판매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하여 살아난 Rose Garden은 음반이 발매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어 세계 각국의 차트 정상을 기록했다. 시원한 칸츄리 음악의 리듬이 상쾌한 Lynn Anderson 음성과 조화를 잘 이루어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이 노래의 매력이자 또 칸츄리 음악과 팝 음악이 어울려져 만들어진 특이한 노래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노래를 계기로 칸츄리 가수에서 크로스 오버 팝 가수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로렌스 웰크는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밴드 리더이자 TV에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유명인사이다. 그의 아들이 어떤 기회에 Lynn Anderson의 레코드 앨범 커버를 보았다. 그녀 용모가 아버지 쇼 프로그램인 Lawrence Welk Show에 적당할 것 같아 그녀를 부친에게 적극 추천했고 그 때까지 무명이었던 그녀는 순식간에 내셔널 TV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칸츄리 송 만으로는 스타덤에 오르는 것에 한계가 있었는데 그 한계점을 돌파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노래가 바로 칸츄리 음악과 팝 음악을 접목하여 만든 Rose Garden이었다. 두 개의 각각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데 어울리는 것을 Cross Over 라고 하는데 그녀는 이 Cross - Over 음악으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 노래 외에 큰 히트 송은 더 이상 기록하지 못 했지만 이 한 곡으로 그녀는 한국 팝 역사의 한 페이지에 그녀의 진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현악기의 선율이 춤추고 언제 들어도 우리 기분을 좋게 해주는 노래 Rose Garden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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