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1년에 10명 중 4명 떠나

2022-02-22 (화)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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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62명 중 229명 그만두며 이직률 40%

▶ 1년내 이직도 81명, 전체 이직자 중 35% 차지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1년에 10명 중 4명 떠나

부동산 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이직률이 40%에 달해 생존 경쟁이 치열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로이터]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1년에 10명 중 4명 떠나

지난해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이직률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황세를 누렸던 부동산 업계였지만 극심한 매물 부족에 과포화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사이에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21일 김희영 부동산(대표 김희영)이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 통계와 한인 언론에 게재된 광고를 토대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2021년 1월1일 집계에서 2020년에 신문에 광고를 내면서 활동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562명 가운데 229명이 부동산 업계를 떠나 이직하면서 40%라는 높은 이직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 120명, 여성 109명으로 남성 에이전트의 이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직률은 2020년 317명이 이직하면서 기록한 51%의 이직률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이직률은 특히 1년 미만의 소위 ‘새내기’ 에이전트 사이에서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이직한 229명 중 부동산 에이전트 경력이 1년 미만인 경우는 81명으로 전체 이직자의 3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0년에 부동산 업계에 입문했던 127명 중 63.7%가 1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부동산 업계를 떠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수치다.

지난해 이직한 229명 중 2년 미만은 35명(15.2%), 3년 미만은 33명(14.4%), 4년 미만은 21명(9.1%)으로 각각 감소했다. 주택 부동산 업계가 호황이지만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김희영 대표는 “부동산 업계는 전통적으로 불안전한 수입, 불규칙한 업무 시간, 다양한 지식 습득 문제와 경험 부족 등으로 여전히 쉽지 않은 업종”이라며 “높은 주택 가격에 극심한 매물 부족, 여기에 에이전트 과포화 현상이 더해지면서 부동산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로 버텨내기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은 잔존 생존율에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김희영 부동산이 2009년도 새내기 한인 에이전트 163명(남성 75명, 여성 88명)의 생존 상황을 추적한 결과 첫 해인 2010년에 이직자는 92명, 잔류자는 71명이었다. 4년이 지난 후에 이직자는 11명, 잔류자는 33명으로 새내기 에이전트 중 80%가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4년 잔존율이 20%에 불과한데 반해 가주 전체 에이전트의 잔존율은 57%에 달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단명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2009년 새내기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163명 중 지난해까지 부동산 업계에 남아서 활동하고 있는 에이전트는 8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희영 대표는 “주택 부동산의 호황과 불경기에 따라서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3년 사이에 대부분 이직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내기 부동산 에이전트가 3년 이상 경험이 쌓이면 업계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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