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외교적 보이콧·개회식 한복 등장 등 경기 외적인 논란 이어져
▶ 금메달 1∼2개 기대했던 한국, 금 2·은 5·동 2개로 목표 달성
4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밤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 열전을 마무리했다.
91개 나라에서 2천9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올림픽이었다.
2020년으로 예정됐던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늦은 2021년에 개최됐고,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예정된 날짜에 치러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대회 개막 직전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베이징 올림픽도 오미크론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키점프 여자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마리타 크라머르(오스트리아)가 개막 직전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대회에 불참하는 등 선수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것이 올림픽 출전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또 대회 개막을 앞두고는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내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되 정부 대표단은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등 '지구촌 대축제'를 둘러싼 국제 정세도 어수선했다.
4일 열린 개회식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대개 개최국의 유명 선수 출신이 맡는 성화 최종 점화 주자에 무명의 중국 크로스컨트리 선수 디니거 이라무장(21)이 선정됐다.
이라무장은 서방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인권 공세가 집중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 선수다.
중국이 위구르족인 이라무장에게 성화 최종 점화를 맡겨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이 명분 없는 행동이라는 반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또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조선족 여성 출연자가 나와 국내 반중 감정이 확산하기도 했다.
한복을 입은 출연자가 나온 배경은 중국 내 56개 소수 민족 고유의 의상을 소개하는 취지였지만, 최근 한복과 김치 등의 기원을 두고 중국 내 일부 의견과 갈등이 불거진 국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게다가 대회 초반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당하고, 한국 선수들이 탈락한 자리에 중국 선수들이 결선 진출 티켓을 얻는 등 오심 논란까지 겹치면서 '국내 반중 감정이 3월 대선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졌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체조 양태영의 오심 피해 사건 이후 18년 만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번 오심에 대해 제소하기로 했을 만큼 국민적인 분노가 들끓었다.
한국 선수들은 대회 초반 오심 악재에도 개막 전 목표치를 달성하며 선전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로 금메달 1∼2개에 메달 순위 15위를 내걸었는데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올랐다.
황대헌(강원도청)과 최민정(성남시청)이 금메달 하나씩 따내는 등 우리나라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남자 500m 차민규와 매스스타트 정재원(이상 의정부시청)이 은메달, 매스스타트 이승훈(IHQ)과 1,500m 김민석(성남시청)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에서도 메달이 나왔던 2018년 평창에 비해 종목 편중이 심해졌지만, 비교적 낮게 잡은 목표치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비해서는 잘 싸운 결과다.
대회 기간에는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도핑 논란이 큰 충격을 줬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국내 대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발리예바는 CAS의 결정 덕분에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출전했으나 프리스케이팅 부진으로 4위에 그쳤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국가 주도의 도핑 샘플 조작을 했던 러시아 출신 선수의 도핑 양성 파문이 또 불거진 가운데 16세 미성년자인 발리예바의 사례를 거울삼아 앞으로 피겨스케이팅에 올림픽 출전 가능 나이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메달 종합 순위에서는 노르웨이가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인 15개의 금메달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개최국 중국은 금메달 9개로 3위에 올랐다.
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통해 이번 대회 출전한 선수들은 석별의 정을 나누며 차기 대회 개최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2026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