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핑 양성’에도 올림픽 출전 강행…멘털 흔들린 듯 불안한 연기
▶ 경기 후 눈물 펑펑…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치고 있다.[로이터=사진제공]
약물 양성 반응이 밝혀진 뒤에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올림픽 개인전 데뷔 무대를 펼쳤다.
그는 주변의 눈길이 곱지 않다는 것을 의식한 듯, 평소답지 않게 불안한 연기를 펼쳤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총점 82.16점을 받았다.
발리예바는 1위를 차지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연기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는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뛰다가 회전축이 흔들리면서 두 발로 착지했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수행하는 발리예바 답지 않았다. 표정도 매우 어두웠다.
연기를 마친 발리예바는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최근 사태로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아무 말 없이 통과했다.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그대로 빠져나갔다.
사실 발리예바는 경기 하루 전까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수행했다.
그는 도핑 양성 판정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공식 훈련을 빼먹지 않았다. 훈련 도중 간혹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발리예바는 15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올림픽 출전 허가 발표 직후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스포츠인은 CAS의 결정에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결단을 내렸다.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메달 세리머니는 물론, 꽃다발 세리머니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발리예바가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획득하면 25위를 한 선수에게도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사실상 발리예바를 투명인간 취급하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날 쇼트프로그램 25위를 한 제니 사리넨(핀란드)은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얻었다.
발리예바로선 평정심을 유지하고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발리예바는 이달 초까지 역사상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로 찬사를 받았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도핑 위반 사실이 알려지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