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통사고에서 복수(multiple)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뒤에서 받히는 사고를 제외하고는 같은 사고의 피해자들이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
이는 이해상충 (Conflict of Interest)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B가 운전하던 차가 A가 운전하던 차를 뒤에서 들이 받았다. 사고 당시 A의 차량에는 C와 D가 승객으로 탑승하고 있었다.
이 경우, A와 C, 그리고 D는 모두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C와 D가 타고 있던 자동차를 운전하던 A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기 때문이다.

A가 잘못이 없기 때문에 A를 비롯해 A의 차에 타고 있었던 C와 D는 모두 같은 변호사를 통해 B를 상대로 피해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고가 뒤에서 받히는 사고가 아닌 교차로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A는 스톱 싸인이 없었고 B가 스톱 싸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위와 마찬가지로 A와 C, 그리고 D 모두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이유는 A에게 과실 책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A와 B 모두 스톱 싸인이 있었다면?
이 경우, A와 B에게 비교과실(쌍방과실)이 적용될 수 있다. 만약 A의 과실이 1%라도 있다면 A의 자동차에 타고 있던 C와 D는 A와 같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양측 모두 스톱 싸인이 있는 교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C와 D의 입장에서는 상대측 운전자인 B는 물론, 자신들이 타고 있던 차를 운전한 A를 상대로도 피해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C와 D가 입은 부상과 관련, A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에서 A, C, D의 변호사가 같다면 당연히 이해상충 관계가 발생한다. 탑승객이었던 C와 D는 서로간의 이해상충 관계가 없기 때문에 같은 변호사가 케이스를 맡을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승객들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면 변호사에게 의뢰하되 이해상충 관계로 인해 같은 변호사가 모든 부상자들의 케이스를 맡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