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업계, 피스레이트 금지...시간당 최저임금 지급해야
▶ 물류 작업 할당 금지도 발효, 단독주택 4유닛 허용법 실시
새해 1월부터 최저임금 인상법, 피스레이트 금지법 등 굵직한 새 법안들이 포함되어 있어 한인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로이터>
2022년 1월부터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 걸쳐 시행에 들어가는 새법들은 모두 770개에 달한다. 이중 한인 경제계에 영향을 줄 경제 관련 법안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인플레이션 속에 가주 경제에 변동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 관련 법안들이 한인 경제계와 업주들에게 미칠 파급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새해부터 적용되는 새 법안들은 대부분 업주들의 법 준수를 위해 처벌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라며 “새로운 법안에 대한 내용 숙지를 통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을 줄이고 타임카드와 임금명세서와 같은 기본 서류를 제대로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해부터 가주에서 새로 시행에 들어가는 경제 관련 주요 법안을 정리해 소개한다.
■최저임금 인상(SB3)
가주의 최저임금이 새해 1월1일부터 인상된다. 주의할 것은 사업체의 규모에 따라 차등 인상이 된다는 점이다. 새해 1월부터 가주 내 직원이 26인 이상인 업체의 최저임금은 현행 14달러에서 15달러로 1달러 오른다. 직원이 25인 이하인 업체의 경우 13달러에서 14달러로 역시 1달러 인상된다.
가주의 최저임금은 2023년 직원 25인 이하 업체의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되면서 주 전체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15달러로 통일되어 적용된다.
새해부터 오클랜드는 현행 14.36달러에서 15.06달러로, 산호세는 현행 15.45달러에서 16.20달러로 오른다. <표 참조>
서니베일과 마운틴뷰는 각각 17.10달러로 최저임금 17달러를 열고, 헤이워드는 직원수 25명 이하 사업장의 경우 14.52달러로 베이지역 도시중 가장 최저임금이 낮다.
최저임금은 근무하는 직원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근무하는 업체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근무지가 다른 경우 근무지 위치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피스레이트 금지법(SB62)
새해 한인 경제계, 특히 봉제업계와 의류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만큼 중요한 법안이 SB62법안이다. 이 법안은 의류 작업량에 따라 장당 임금을 지급하는 소위 피스레이트(piecerate) 임금 지급 방식 대신 시간당 최저임금을 지급하라는 것과 피스레이트 적용과 임금 체불 등 제3의 하청업체의 노동법 위반에 대해 원청업체와 소매업체에 연대 책임을 묻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새해 1월1일부터 봉제 및 의류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최저임금이 지급되고 생산량 초과 달성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외하고는 피스레이트 임금 적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가주 노동청은 SB62 시행에 앞서 한인 봉제업체들에게 법안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는 공문과 함께 직원들의 임금 지급 관련 서류를 새해 1월 말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해 피스레이트 임금 산출 관행을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업주 재산 저당법(SB572)
SB572법안이 적용되는 새해부터 가주 노동청은 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단속 결과로 고지서(citation)를 발부하면 원고인 직원을 대신해 업주의 부동산에 저당권(lien)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임금 체불, 오버타임 미지급, 벌금 미지급 등 노동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고지서만 발부되더라도 모든 비용을 납부할 때까지 노동청은 직접 업주의 부동산을 비롯한 개인 소유 자산을 담보로 잡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부동산뿐 아니라 사업체 장비, 기계, 보석, 가구, 예술품 등 개인 및 비즈니스 자산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저당권은 10년까지 유효하고 계속해서 10년씩 갱신할 수 있기 때문에 업주는 함부로 부동산을 팔거나 처분할 수 없게 된다.
■임금 절도 방지법(AB1003)
새해 1월부터 적용되는 AB1003 법안은 업주의 의도적인 임금이나 팁 절도(wage theft)를 중절도(grand theft)로 취급해서 형사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1년 동안
직원 1인에게 950달러 이상 체불을 하거나 2명 이상 직원들의 체불 임금이 2,350달러를 넘길 경우 의도적인 임금 체불로 간주되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의도적’에 대한 정의가 명시되지 않아 업주가 형사 기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새로 시행되는 법안인 만큼 임금 체불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직원 복직 기회 제공법(SB93)
호텔이나 이벤트 센터, 청소용업체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코로나19 사태로 해고한 직원들에게 우선 재취업의 기회를 부여하는 법안이다. SB93 법안은 50개 이상 객실을 보유한 호텔을 비롯해 최소 5만 스퀘어 피트 또는 좌석이 1,000석 이상의 이벤트 및 컨벤션 센터, 경마장 등에 적용된다.
코로나19 사태로 해고시켰던 직원들을 우선 재취업할 수 있도록 5일 간의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법을 위반하면 한 직원 당 1일 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SB93 법안은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되는 한시법이다.
■직원 기록 보관 연장법(SB807)
현재 직원 기록 보관 기간은 통상적으로 2년이지만 새해부터 SB807 법안이 적용되면서 4년까지 보관 기간이 연장된다. 특히 업주는 가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에 소송이 제기될 경우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해당 직원에 대한 개인 기록 문서들을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물류 작업 할당 금지법(AB701)
AB701 법안의 핵심은 물류업체의 관행으로 자리잡은 과도한 작업 할당(쿼터)제에 제동을 건다는 데 있다. 이 법안은 물류 창고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작업 할당량을 제한하고 30일 단위로 직원들에게 할당에 대한 내역을 문서 공개하도록 했다. 정해진 작업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물류업체는 직원의 휴식이나 점심 시간, 화장실 이용과 같은 건강과 안전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게 된다.
할당된 물량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직원은 업주에게 작업 할당 근거 기준 공개와 함께 90일 이내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업주는 이 기간 동안 해당 직원을 징계하거나 해고할 수 없다.
직원 100명 이상인 물류업체에만 적용된다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한인 물류업체들에게도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단독주택 4유닛 허용법(SB9)
새해 1월1일부터 적용되는 SB9은 현재 R1이라고 부르는 단독주택 부지 조닝에 기존 주택을 2채로 나눌 수 있고, 나누어진 부지에 듀플렉스(duplex)를 증축해 최대 4유닛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다. 주차 문제가 심각한 도심지역의 신축허가시 유닛당 주차 1대만 충족해도 건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교외 농장이나 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 역사 보전 지역은 SB9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최소 부지 면적도 1,200스퀘어피트로 제한되고 주택 부지 소유주는 3년 이상 실제 거주자여야 한다.
■가족돌봄법(AB1033)
직원 5명 이상을 보유한 업체에 적용되는 AB1033법안은 신생아나 본인,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최대 12주의 무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가족에는 시부모, 장인, 장모도 포함된다. 무급 휴가 후 직장 복귀시 보복 해고 없이 복귀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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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