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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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친구들

2022-01-21 (금) 첼시아 권 도거티 밸리 하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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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주위 아이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힘든 아이들은 나랑 아주 먼 세상 아이들일 거라 생각했다. 몇년전 엄마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와서 그 집 아이가 나와 같은 나이인데 다리를 심하게 다쳐 학교도 못가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내가 병원에 왜 안가냐고 물어보니 그럴 사정이 있다고 하셨다. 그럼 그 아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며칠동안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그런 아이들이 내 주위에도 있단 걸 처음 알게 되었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한번 해보자하고 생각했다.

처음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알아봤을 때 인형이나 물품을 사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릴 땐 편지도 적어서 서로 주고 선물도 만들어서 줬는데 점점 메일이나 메시지가 대신하게 되었고 선물도 인터넷으로 클릭만 하면 바로 배송되고 있다. 어릴 때 받았던 카드나 편지, 그리고 손으로 만든 선물들, 이런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서 직접 하나하나 만들었다. 물론 사는 거보다 몇 배로 힘들었지만 하나하나 진심을 다해서 만들었고 한명 한명 특별한 사람이란 생각에 세상에서 살 수없는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

어릴 때 팔이 부러진 적이 있다. 모든 게 불편하고 힘들었던 내게 힘내라고 캔디를 준 친구, 대신 노트 해준 친구, 제일 예쁜 색으로 캐스트를 해준 간호사, 이들 덕에 오히려 내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젠 내가 그 누군가가 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릴 적 인형친구가 있었는데 같이 상상의 세계로 가기도 했고 속상했을 때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밤에 무서울 땐 안고 잠들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그런 기억들로 인형을 만들어 그 따뜻함을 전하기로 했다.


2018년에 시작해서 뜨개질은 유튜브로 배우고, 디자인을 하고 재료를 고르고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거의 매일 인형(Love Buddies)를 만들고 있고 필요로 하는 곳을 서치해서 보내고 있다. 셸터의 아이들에게 인형이나 참을 보내고 나서 아이들에게 빅히트라는 소식을 들었을 땐 나도 이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 어린이병원에도 보내고 코로나로 격리되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니어들에게도 우리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다. 작년엔 화재로 인해 고생하는 119대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우편배송으로 멀리 동부 뉴저지에도, 한국 시니어센터에도 봉사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총 인형 113개, 참 701개, 도네이션 1,030달러(인형이나 참을 팔아서)를 했고 금액으로 대충 1만865달러가 된다. 작년부터 친구들과 함께 하려했으나 코로나로 못하다가 지금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생겨 앞으로 더 많은 러브 버디즈(Love Buddies)를 만들 것이다.

내가 만든 인형이 누군가에게 전해져 그 사람의 마음의 불이 켜지게 되길 바란다. 더 많은 친구들이 같이 해서 더 많은 ‘사랑의 친구들’이 생기고, 점점 더 많은 마음의 등불이 켜져 이 세상에 어두운 마음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나는 누군가를 위한 사랑의 친구들을 만든다.

<첼시아 권 도거티 밸리 하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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