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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황제즉위, 무엇을 말하나

2021-11-15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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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문제 하나. 중국문화와 중국정신의 정수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유교, 아니면 도교가 아닐까. 틀렸다. 중국공산당에 따르면 그 답은 ‘시진핑사상’이다.

나흘간이나 열렸다. 중국공산당 19기 제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6중전회) 말이다. 그 회의에서 중국공산당은 1945년 마오쩌둥, 1981년 덩샤오핑에 이은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인 ‘새 역사 결의’라는 것을 채택하면서 그 같은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시진핑을 ‘뛰어난 결단력, 탁월한 전략적 사고, 과학적 의사결정능력을 갖춘 위대한 정치인’으로 치켜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6중전회의 이 같은 공보가 나오자 시진핑의 치적을 줄줄이 열거하면서 특히 그가 내세운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에 대한 찬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덩샤오핑의 위상은 축소됐다. 그러면서 시진핑은 마오쩌둥과 동급의 역사적 반열에 올렸다. 이 같은 6중전회 결과와 관련해 이제 남은 건 황제 즉위식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3기 연임정도가 아니다. 마오쩌둥이 시작한 공산혁명의 계승자로서 시진핑의 종신집권도 가능해졌다는 거다.

일찍이 코로나 바이러스전쟁과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런데도 철저한 폐쇄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14억 인구의 일거수일투족을 방역이란 이름하에 철저히 통제하면서.

그 중국에서 펼쳐진 또 하나의 괴기한 해프닝, ‘독재 권력에 대한 전 지구상 최대 아부 쇼‘라고 할까. 그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를 서방언론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시니컬하다. 부정적이다. 지상 최대 아부 쇼를 벌인 중국 공산당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집배집단에 비유할 정도로. 동시에 뭔가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다.

코비드 팬데믹과 함께 날로 악화되고 있는 미-중 대립관계. 거대한 지정학적 마찰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신격화를 통해 1인 통치체제를 굳힌 시진핑은 중국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신격화했다고 해서 위대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타임스의 논평이다. 시진핑 1인에게로 과다한 권력집중은 그의 대권에 어딘가 취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시진핑 스스로의 신격화는 단순한 아욕(我慾-ego)이나 야망보다도 자신을 보호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겻들이고 있다.


경제적 개혁, 부패척결을 명목으로 무자비한 숙청을 단행했다. 수많은 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권력을 잃었을 때 어떤 일을 당할까. 그러니…. 다른 말이 아니다. 상당히 불안한 권력이 시진핑 권력이라는 이야기다.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되는 2022년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시기에 봉착할 수 있다. 수억 명에 이르는 농촌출신의 값싼 노동력을 도시의 공장에 끌어들여 경제성장을 이끄는 정책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중국은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정황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혁신이다.

시진핑 개인숭배의 초 권위주의는 오히려 혁신에 방해가 된다. 기업마다 공산당 관리가 파견돼 경영에 간섭한다. 회사 엘리트들은 시진핑사상 학습에 시간을 빼앗긴다. 공동부유정책에 따라 사기업 총수들은 도네이션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혁신이니, 창조성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 황제 등극, 이는 중국을 다름 아닌 레닌주의의 포로로 만든 것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이 ‘제2의 조선 인민공화국’이 된 꼴이다. 그 체제 특유의 ‘수령결사옹위’식 체제안보는 오히려 국가안보, 더나가 민생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2022년은 중국 경제가 정치논리의 지배를 받는 해가 될 것이다.” 시진핑 1인 독재로 치닫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인터내셔널 이코노미지가 내린 전망이다.

마오쩌둥은 과거 1인 통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혁명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와 유사하게 시진핑도 뭔가 위험한 도박을 감행할 것으로 이 잡지는 지적했다.

‘공동부유’정책, 이것이 말하는 것은 가진 자를 속죄양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거다,

문제는 경제가 계속 악화돼 이 ‘부자 때리기’카드도 먹히지 않게 될 경우다。이 잡지는 그 호도책으로 대대적인 ‘애국 팔이’선전선동과 함께 대만에 대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면서 앞으로 4~5년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대만이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거의 일치된 견해로 홉킨스대학의 할 브랜즈 같은 중국문제 전문가는 국내적으로 모순이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기습적 선제공격에 따른 미중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후버연구소의 니얼 퍼거슨이 던진 질문이다. 그는 왜 이런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대만 해협위기는 중국과 대만, 더 나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똥은 한반도에도 튈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정치권은 ‘나몰라’라 딴전이다. 그에 대한 일침이 아닐까.

한(漢)지상주의 ‘중국몽’ 합창과 함께 시진핑 1인 독재체제로 굳어진 인구 14억의 나라. 그 중국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하나. 차기 한국 정부가 떠맡아야할 최대 외교난제로 보인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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