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적 변질 총회… 새로운 건강한 교단 필요”

2021-10-22 (금)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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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학금 문제 행정적 실수 당회서 마무리

▶ 노회·총회는 교회 입장 일체 수용 안 해
주법상 보호받는 교회 재산 교단과 무관

“목적 변질 총회… 새로운 건강한 교단 필요”

나성영락교회의 박은성(오른쪽부터) 목사와 김동호 장로, 김원일 장로 등 교회 대책위원회 대표들이 교단 탈퇴 배경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인터뷰: 나성영락교회 박은성 담임목사, 김동호, 김원일 장로

나성영락교회는 남가주의 한인 교계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중 하나다. 1973년 설립돼 한인사회의 대표적 디아스포라 교회로 성장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거치며 최근 일부 교인들이 교단에 제소를 하면서 교단 탈퇴 사태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성영락교회 대책위원회는 나성영락교회 소속 교단이었던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에 대해 “교단이 투명성을 상실하고 구습에 빠져 있다”며 “KPCA 총회가 이제는 정상화돼 교회를 살리는 연합체가 되길 바란다”고 2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날 나성영락교회 당회실에서 대책위윈회의 대표인 박은성 목사와 김원일 장로, 김동호 장로를 만나 교단과의 갈등 및 탈퇴 결정의 배경과 입장, 향후 계획을 들었다. 다음은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어떤 사역을 해왔나


▲나성영락교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동포와 이민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감당해왔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을 위해 교인들이 정성으로 성금을 모아 한인사회에 전달하고 지역 내 셸터 및 연장자들에게 식품과 반찬, 마스크 등을 구입해 전달해왔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교회와 교단 총회 간 갈등에는 어떤 배경이 있나

▲현 해회한인장로회 총회는 나성영락교회 1대 담임목사이셨던 고 김계용 목사님이 처음 설립했을 때의 목적과 초심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본다. 총회는 정치적 카르텔을 유지하고자 하는 극소수의 지도층이 만들어낸 악한 구습과 구조에 오랫동안 심각하게 빠져있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는 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난을 당하는 교회들을 돕는 사역은 거의 전무했다.

또 총회는 재정 투명성을 상실했다. 제대로 된 회계보고조차 종종 하지 않는다. 우리 교회가 속했던 서노회 역시 수년간 명확한 회계보고가 없었다. 심지어 상회비를 내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도 없어서 상회비를 내는 교회들만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교회도 서노회와 총회에 5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매년 내고 있다. 그러나 총회와 노회의 운영은 은밀하고 정치적이다. 총회와 노회가 거듭나기 위한다면 반드시 투명한 보고와 공정한 원칙 적용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총회는 사법권을 남용해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을 탄압해왔다. 이런 일을 위해 불법적인 재판국원 구성을 서슴지 않았다. 이번 나성영락교회의 장학금 문제는 이미 교인들에게 작은 행정적 실수가 있었음을 보고하고 당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여 마무리가 되었음에도 노회와 총회는 이를 지렛대로 삼아 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

-일부 교인들은 장학기금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당회원들이 해마다 부서를 로테이션해서 맡고 있는데, 장학금 관련 문제가 생긴 것은 그 당시 장학위원장 담당 장로와 재정부 담당 장로가 당회 허락없이 장학금 지정헌금을 경상으로 옮겨서 사용하고자 해서 발생한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당회는 1차와 2차의 구성원을 다르게 하여 2번에 걸친 조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교인들이 언제라도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행정오류는 담임목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졌는데, 장학기금 유용을 주장하는 분들은 당회 조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당시 실제 당사자인 장로 2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이 일과 무관한 담임목사와 조사를 한 장로들에 대해서만 집요하게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장학금 문제는 당회에서 조사 후 장학금은 본래 자리로 환원했고, 잘못된 집행을 한 장로 2명에 대해서 합당한 치리를 했다. 어떠한 분실이나 유용이 없었음을 분명히 밝힌다. 또 하나는 교단의 서노회 재판국이나 총회가 이런 교회의 입장을 조금도 수용하지 않고, 조사도 하지 않고, 기소도 하지 않고, 재판도 열지 않은 상태에서 고발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는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교단 총회는 탈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떤 교단 총회와 노회이든 교회를 살리고 세우려는 교회들의 연합 정신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결코 상위기관으로 개교회를 지배하고 억압하고자 만든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총회가 그 정신이 변질되어 바른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탈퇴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교회가 당회 결의와 교인 공동의회 투표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거쳐 탈퇴한 것까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에도 없는 종신제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교단에서는 교회 재산권을 가져갈 수도 있다고 하고 있는데 실제 그렇나

▲나성영락교회의 모든 재산은 비영리법인 나성영락교회의 것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법상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는 사람은 그 재산권을 주장할 권리가 없다. 총회와 교회와의 싸움에서 한번도 총회가 진 적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건 재산의 등록이 총회로 되어 있는 교단에 한하는 것으로, 개교회로 등록된 재산 총회의 재산으로 귀속된 사례는 없다. KPCA 자체 헌법으로도 개교회 재산권은 보장된다.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교회 운영은

▲총회와 갈등을 겪고 있지만 교회 운영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총회와 교회가 각각 주장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교회 측은 잘못이 하나도 없으므로 법적 소송을 갈 경우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이제 50주년을 맞이하는데 앞으로 계획은

▲50주년 희년을 맞이하는 나성영락교회는 고 김계용 목사님의 사랑 목회 정신과 기독교 역사 속에서 믿음의 선배들이 생명을 걸고 지켜온 신앙의 유산을 후대에 계승할 책임을 통감하며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 한다. 그것은 기존의 건강한 교단에 새로이 가입하는 것은 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장로 교단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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