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태, 다시 생각합니다

2021-10-22 (금) 한명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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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쿨 여학생이 임신했습니다. 남학생의 아버지는 매우 엄한 분이십니다. 여자친구가 배가 불러오는데, 남학생은 아버지가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서 자살까지도 생각했습니다.

전도사님이 설교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하이스쿨 때 갱단에 들어가서 싸우고 술 먹고 담배 피고 마약까지 하면서 타락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전도사님의 진솔한 고백에 학생의 마음이 열렸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전도사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잘 해결해 보겠다고 안심시키며 예수님이 도와주시기를 기도하고 보냈습니다.

전도사님은 두 학생은 물론이고 양쪽 부모님을 만나 상담했습니다. 준비되었을 때 모두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누구도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을 꾸짖지 않았습니다. 여학생의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말합니다; 너희가 실수로 임신했어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란다. 아기를 낳아라. 지금은 너희가 학생이고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으니까 너희가 졸업하고 결혼하고 자립할 때까지 우리가 맡아서 키워주겠다. 양가 부모가 제안했습니다.


두 아이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빠로 인정받은 학생이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생명의 존엄성과, 철없는 행동일지라도 자신의 행위를 책임지는 성숙함을 보았습니다.

1973년 연방대법원은 수정헌법 14조 사생활의 권리에 ‘낙태’를 포함시켰습니다. 강간이나 근친상간, 혹은 원하지 않는 임신은 6개월까지 낙태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보장한 판례입니다. 저도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텍사스의 낙태 문제로 다시 생각해봅니다. 임신으로 아기의 생명이 시작되고 아기는 세상에 태어나는 축복을 받습니다. 낙태는 아기의 생명을 빼앗고 아기가 태어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아기에게는 선택할 힘도 임신의 책임도 없습니다. 그냥 죽임을 당해야 합니다.

생명을 죽이는 낙태는 권리가 될 수 없습니다. 정치화되어서도 안 됩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일지라도 여성보다는 아기가 받는 불행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생명을 살리고 행복하게 키우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회적 의무라 생각합니다.

<한명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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