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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위대한 힘으로 죽음에서 남편을 구한 부인의 이야기

2021-10-20 (수) 홍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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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 공연중

▶ 오는 30일까지 4회 공연 남아있어...라이브스트림으로 관람도 가능

사랑의 위대한 힘으로 죽음에서 남편을 구한 부인의 이야기

피델리오 파이널 무대에서 부인덕으로 목숨을 구한 플로레스탄이 부인을 경배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작품인 피델리오(Fidelio), 작품번호 72를 공연중이다. 당초 지난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공연을 하려 계획됐으나 코로나로 연기되어 이번 시즌에 선을 보이게 됐다.

피델리오는 2막 4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805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됐다. 초연당시에는 3막으로 이루어졌으며 두번째 버전이 1806년 같은 극장에서 공연되고 세번째 버전이자 최종버전은 1814년 역시 비엔나에서 공연됐다.

미국에서는 1839년 뉴욕에서 처음으로 공연됐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1937년 11월 8일 처음 선보였다.


피델리오는 프랑스 대혁명중 남편을 구한 귀족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장 니콜라스 부일리가 쓴 프랑스 원작을 기초로 해서 요제프 존라이트너와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트라이치케가 독일어롤 대본을 쓴 작품을 바탕으로 한다. 베토벤은 생전 오페라는 하룻밤 공연 구경거리에 불과하다고 오페라를 폄하했으며 심지어논 다수의 오페라를 쓴 모자르트의 작품에도 혐오감을 표한바 있다. 따라서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원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작품을 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피델리오도 다른 대다수의 오페라처럼 남자가 곤경에 빠지고 여자가 그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줄거리는 18세기 스페인의 세비야 근처에 살던 플로레스탄이라는 귀족은 그곳 교도소장인 돈 피사로와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적 사이었는데 피사로에 의해 납치당해 교도소 지하감옥에 갇히고 만다. 플로렌스의 아내인 레오노어는 남편이 교도소에 갇혀있다는 생각으로 남자인척 하고 피델리오라는 가명을 쓰고 교도소 간수인 로코의 보조로 일하게 된다. 로코의 딸은 자신을 흠모하는 남자는 안중에도 없이 피델리오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의 위대한 힘으로 죽음에서 남편을 구한 부인의 이야기

극증 피델리오(가운데)가 남편을 죽이려는 피사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사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피사로는 플로레스탄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돈 페르난도 장관이 부당하게 잡혀온 사람들이 있는지 교도소를 감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플로레스탄을 살해하려고 하고 로코에게 지시하지만 로코는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면서 못하겠다고 하자 구덩이만 파게 한 후 자신이 직접 플로레스탄을 총으로 쏘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피델리오는 로코와 구덩이을 판 후 피사로가 남편을 쏘려는 순간 총으로 피사로를 위협해 남편을 구하게 되고 교도소에 돈 페르난도 장관이 교도소에 도착하면서 피사로는 잡혀가고 플로레스탄은 자유의 몸이 되고 사람들은 피델리오를 칭송하며 막이 내린다.

피델리오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공연한 전작 토스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데 우선 토스카와 같이 여자가 남자주인공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교소도장이 나오는 것도 비슷하다. 다른점은 토스카에서는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살리지 못하지만 피델리오는 남편을 살리게 된다. 토스카는 전형적인 시대극이었지만 피델리오는 무대를 현대로 옮겨와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옷차림이 현대적이어서 새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사랑의 위대한 힘으로 죽음에서 남편을 구한 부인의 이야기

피델리오 무대장치가 돌아가고 있다.<사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무대장치는 20톤에 달하는 현대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철로만든 구조물로 이 구조물이 돌면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TV 스크린들과 다양한 조명으로 분위기가 변한다.

피델리오에 출연한 가수들은 모두 출중한 솜씨를 뽐내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던 가수는 피델리오(레오노어)를 연기한 소프라노 엘자 밴 덴 히버다. 그녀는 다른 가수들을 압도하는 큰 성량에 더해 아름답고 섬세한 목소리로 주인공을 충실히 연기했다.

출연진은 9명의 주요 가수들외에 73명이라는 대규모 코러스들이 출연했다.
사랑의 위대한 힘으로 죽음에서 남편을 구한 부인의 이야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김은선 음악감독.<사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또 이번 공연도 역시 한인 음악감독인 김은선씨가 지휘한 오페라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는데 63명에 달하는 단원의 연주로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고 가녀린 음악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피델리오 공연은 20일, 22일, 26일 30일 공연이 남아있다.

티켓은 자리와 날짜에 따라 26달러에서 360달러 사이이며 https://sfopera.com/에서 구할 수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또 라이브스트림을 통해서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비용은 25달러다.

<홍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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