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백신을 맞은 지인과 통화를 하다 생긴 일이다. 백신을 맞았는데 현재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부작용이 무서워 일단 맞은 날을 포함 적어도 일주일은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부작용으로 고생할지 모른다며 큰 걱정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미국은 백신의 부작용보다는 백신 자체에 불신이 있어 아직 백신 접종률이 60%도 되지 않는다. 반면에 한국은 백신이 없어서 못 맞고 있다. 일단 맞는 건 누구나 동의하는데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크고, 부작용의 결과를 나라에서 책임지기를 바라고, 개인의 불신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국민신문고라는 이름으로 청와대 사이트에서 지금의 핫이슈는 코로나 백신 후유증에 관한 부작용으로 사람이 죽었다 하고 그 억울함을 나라에서 해결해 달라는 청원이 하루에도 수백 건이라 한다.
이러한 일은 알 권리에 대한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알지 않아도 될 일을 이런 신문고 제도로 인해 모든 국민이 알게 되어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고 마치 있지 않은 사실을 진짜인 것처럼 인식해 버리게 되는 ‘확증편향’적 사고처럼 다수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국만이 백신 부작용이 심하다는 과학적인 이유도 없을뿐더러 부작용의 근거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견도 분분하다.
미국은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내가 죽는다 해도 하지 않는다는 개인주의 정신이 팽배한 집단이다. 그러한 의식이 팬데믹 상황에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한국과는 정반대다. 백신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되어있지 않기에 백신 접종률 자체가 현저히 떨어지지만 그건 개인의 문제다. 부작용에 대한 루머도 거의 없거니와 구태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국은 정부의 말을 잘 듣는다. 일단 맞으라니까 그리고 좋다니까 서로 맞겠다고 난리다. 백신만 풍부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접종률 거의 100%가 되지 싶을 만큼 백신의 신뢰가 높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다. 맞는 거는 맞는 건데 왜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무시무시한 말로 불안을 조장해서 맞는 사람에게 그리고 앞으로 맞을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백신의 값어치에 문제가 있다. 만약 코로나 백신이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고 미국에서 처음 책정한 높은 금액으로 각자가 직접 구매해서 맞는다면 이처럼 백신으로 인한 후유증을 정부에 호소하지도 않을뿐더러 부작용에 대한 거짓 정보가 지금처럼 홍수를 이루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 비싸게 구매해서 직접 내 몸에 주입하는 중대한 사항에 이 말 저 말로 행여나 나쁜 영향을 미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한 사람에게도 부작용이 없겠는가? 같은 주사를 맞아도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누구는 몸 상태와 찰떡궁합으로 죽어가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게 백신의 명암이다. 부작용의 퍼센티지로 보면 전체적으로 봤을 땐 아주 경미한 수준이라는 의료진의 말을 믿어야 우리가 살길이다.
코로나로 정신적 육체적 상해를 입지 않은 사람이 전 세계 인구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있겠는가? 친하게 지내는 옆 사람이 기침만 해도 줄행랑을 쳐야하는 때이고 미국의 포옹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고 행여나 길을 가다 옆 사람이 스치기만 하려 해도 가던 길도 옆으로 돌아가고 있는 판이다.
불안은 더 큰 불안을 낳고 희망은 더 큰 희망을 낳는다. 루머와 거짓은 불안감을 더욱 극대화 시킬 뿐이다.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몸 상태에 따라 부작용도 다를 뿐이다.
감기처럼 위드 코로나로 갈 수밖에 없다면 독감주사 맞듯 코로나 백신을 매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백신 주사 맞고 바이러스 항체가 몸속으로 들어가 건강한 세포와 싸워 이길 때까지 우리는 조금 아프며 기다릴 수밖에. 너무 겁먹지 말고 잘 견디어보자.
<
김지나 메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