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닌 마음

2021-10-15 (금) 김홍식 / 은퇴의사 라구나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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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에 관한 미국 정부의 새로운 발표를 읽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았으나 발병률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당뇨병은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인해 조기사망을 두 배나 증가시키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인데 현재 미국인 거의 10명 중 1명(9.4%)이 앓고 있고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25% 즉 4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4명 중 1명은 자신이 그 병이 있는 줄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인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억명이 운동이나 식이요법 체중관리 등을 하지 않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5년 이내에 당뇨병으로 발전되는 ‘전단계 당뇨병’(pre-diabetes)이라는 것입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더욱 주의를 요합니다.


미국 인디언 흑인 히스패닉 인종에 특히 많고,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당뇨병환자 보기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국인종도 비슷한 추세입니다. 역시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영양과다가 주범입니다.

딸네 가족 방문차 미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샌디에고에 와있습니다. 아침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하는 발보아 공원을 산책하면서 전과 다르게 이곳저곳에 너무 많은 노숙자들이 눈에 뜨이는 것을 보며 미국의 장래를 보는 듯하여 서글픔까지 느껴졌습니다.

하나는 먹을 것이 없어서 생기는, 다른 하나는 먹을 것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정반대되는 현상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전체를 한 상위에 놓고 본다면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없어서’의 문제는 ‘물질’이 없어서가 아닌 ‘마음’이 없어서의 문제임이 확실함을 보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닌 함께 나누려는 배려심이 없어서의 문제인 것입니다. (‘Not mal-nutrition, but mal-distribution.’)

같은 인종인데도 남한은 영양과다 과체중, 북한은 영양부족 저체중, 그리고 같은 나라인데도 한편에서는 당뇨병 증가 다른 편에서는 노숙자 증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은 서로 서로 주변 배려들 하면서 함께 나누며 살라는 그 분의 경고 메시지처럼 보입니다.

<김홍식 / 은퇴의사 라구나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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