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IA 국장 “중국, 21세기 최대 지정학적 위협…도발적 북한에도 계속 초점”
▶ 바이든·시진핑 연내 화상회담 합의 다음날 발표…신기술 미션센터도 마련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중국미션센터'를 신설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7일 성명을 내고 중국미션센터 설립을 알렸다.
번스 국장은 "중국미션센터는 21세기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위협, 즉 점점 더 적대적인 중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업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CIA는 각국에 요원과 언어학자, 기술담당자, 전문가 등을 배치해 첩보를 수집하고 중국의 이익 추구 활동에 대응할 계획이다. 냉전 시절 구소련을 상대로 벌였던 CIA 활동과 비슷하다.
CIA는 또한 중국어 능통자를 뽑아 훈련시킬 예정이며 번스 국장은 중국미션센터장을 매주 만나 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CIA 고위 당국자는 WP에 냉전 시절의 구소련과 비교하면서 중국이 경제 규모와 국제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더 강력하고 복잡한 라이벌이라고 규정했다.
CIA의 중국미션센터 신설 발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화상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뒤 다음날 나왔다. 최고위급 소통에 나서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순위 과제로 부각하는 미국의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존 브레넌 CIA 전 국장은 "별도의 미션센터가 있어야 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건 중국이다. 국제적 야망을 가지고 미국의 이익과 국제질서에 최대 도전을 제기하는 나라"라며 센터 창설을 반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생긴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각각 동아시아와 근동 지역 전체를 담당하는 부문으로 흡수된다.
사실상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폐지되는 셈이다. CIA는 주변 지역과의 맥락 속에서 이들 국가가 제일 잘 분석될 수 있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번스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공격적 러시아와 도발적 북한, 적대적 이란에 계속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북한 등이 제기하는 위협을 빼놓지 않았다.
코리아미션센터는 2017년 5월 신설됐는데 CIA가 특정 국가에 집중해 별도의 미션센터를 만든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2018년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앤드루 김 당시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평양을 방문, 협상 진전을 주도하기도 했다.
번스 국장은 신기술에 초점을 맞춘 미션센터도 신설한다고 밝혔다. CIA의 첩보 수집과 미국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첩보 수집에 활용되는 신기술을 파악하는 기관이며 기후변화와 팬데믹 같은 국제보건 위기 등과 관련한 임무도 담당한다.
CIA는 해외 첩보망이 흔들리면서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NYT는 CIA가 최근 세계 곳곳의 지부에 극비 전문을 전송, 정보원 역할을 하던 수십 명의 신원이 드러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