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위원장에 작년 4월 우크라 지원법 통과시 반대표 던진 크로포드
▶ ‘우크라 지원 반대’ 트럼프 측 압박 의혹에 존슨 하원의장 “내 결정”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미국 연방의회 하원 정보위원장이 돌연 교체됐다.
하원 상임위원장 임명권을 지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화당 소속 존슨 의장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보위원장을 마이크 터너(오하이오·공화) 의원에서 릭 크로포드(아칸소·공화) 의원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우리의 정보기관과 그에 대한 감시·감독은 최고 수준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정보위는 이 작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며, 크로포드는 위원장으로서 원칙에 입각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터너 전 위원장이 118대 의회에서 보인 리더십과 중요한 업적에 감사한다. 그는 미국 역사상 매우 어려운 시기에 정보위를 훌륭하게 이끌었다"고 했다.
이번 정보위원장 교체를 두고 미 의회에서 격한 반발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교체는 미 의회를 놀라게 했다"며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받지 못했고, 공화당의 '미 우선주의' 진영이 터너를 축출하는 데 압박을 가했다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터너 의원은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번 정보위원장 교체 배경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층이 있다는 것이다.
터너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을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대응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를 침공하려 한다면 미국이 북한군을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취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임 정보위원장인 크로포드 의원은 지난해 4월 608억 달러(당시 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때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크로포드는 성명에서 "미국인들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의 비군사적 재정지원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그 나라의 경제를 부양하는데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존슨 의장은 이번 정보위원장 교체를 두고 '트럼프 눈치보기' 의혹이 이는 데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은 트럼프가 아닌 내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크로포드 신임 위원장은 성명에서 "존슨 의장,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증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