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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3% 넘으니 재융자 신청 뚝… 2% 시대 이제 끝나

2021-10-07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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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율 아직 낮아 재융자 혜택 여전히 높아

▶ 향후 상승 전망 높아 필요시 신청 늦추지 말아야

이자율 3% 넘으니 재융자 신청 뚝… 2% 시대 이제 끝나

모기지 이자율이 3%를 넘어서자 재융자 신청이 크게 감소했다. [준 최 객원기자]

이자율 3% 넘으니 재융자 신청 뚝… 2% 시대 이제 끝나

기준 금리 인상 시기 앞당겨질 경우 모기지 이자율 상승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로이터]


모기지 이자율이 수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자율 상승 소식에 주택 융자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재융자를 중심으로 한 모기지 신청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며 향후 이자율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 이자율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기대되는 혜택이 여전히 크다. 전문가들은 소폭의 이자율 등락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필요시 재융자에 나서도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 5월 이후 처음으로 3% 넘어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맥의 지난달 30일 발표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대출에 적용되는 고정 이자율은 전국 평균 3.0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약 0.13% 포인트 오른 것으로 최근 수개월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자율은 올해 5월 이후 줄곧 3%를 넘지 않으며 재융자 붐을 이끌었다.

이자율이 3%대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상당수의 모기지 대출자들이 재융자를 통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자율이 재융자 수요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3%를 넘어서자 재융자 신청이 일시적으로 얼어붙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에 따르면 9월 24일 기준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약 1.1% 감소했고 이중 재융자 신청 건수는 전주 보다 약 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 소폭 등락에 ‘일희일비’ 말라

전문가들은 소폭의 이자율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필요시 서둘러 재융자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이자율이 당장 급격히 상승하는 일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향후 점진적인 상승 전망이 크기 때문이다. 또 현재 상당수의 모기지 대출자들이 재융자를 통해 모기지 페이먼트를 낮출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데 앞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재융자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약 1,500만 명에 달하는 모기지 대출자가 재융자를 통해 기존 이자율을 최소 약 0.75% 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만약 이들이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월 약 45억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페이먼트가 절약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 0.5%~1% 낮춘다면 해볼만


재융자를 통해 기존 이자율을 0.5% 포인트~1% 포인트 낮출 수 있다면 페이먼트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모기지 대출액이 30만 달러로 4.25% 이자율을 적용받는 대출자의 경우 월 페이먼트는 약 1,476달러로 만기까지 이자를 포함, 약 53만 1,295달러를 갚아야 한다.

그런데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을 2.85%로 떨어뜨릴 수 있다면 월 페이먼트는 약 1,241달러 월 235달러가 절약되는 혜택이 발생한다. 또 만기까지 상환해야 할 금액도 약 44만 6,642달러로 재융자 전에 비해 무려 약 8만 5,000달러에 달하는 이자를 절약할 수 있다.

◇ 올해 말 3.1%~3.4%

경제 회복세가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정도로 강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저금리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향후 모기지 이자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문을 닫았던 사업체들이 영업을 재개하고 수백만 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미국 경제는 이미 완연한 회복에 접어들었다.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처럼 크지 않아 경제 회복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처럼 모기지 이자율 상승 분위기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프레디 맥은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이 올해 말까지 약 3.4%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약 3.8%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도 이자율이 올해 말 약 3.1%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자율 2%대 시대가 저물었음을 시사했다.

◇ 연준 결정에 모기지 이자율 상승 빨라질 수도

향후 모기지 이자율 추이는 연준의 금리 정책에 달려있다. 연준은 모기지 이자율 조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시중 이자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징후가 나타났을 당시 연준은 기준 금리를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이후 모기지 이자율을 포함한 시중 이자율이 이에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했다.

그런데 연준의 저금리 정책에 최근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팅에서 기준 금리 인상 시기가 2022년이 될 것으로 시사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모기지 이자율 상승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재융자 절차 생각보다 수월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닷컴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융자를 실시한 주택 소유주 가운데 약 29%는 재융자 실시 후 월 페이먼트를 약 300~500달러의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78%에 달하는 주택 소유주들은 여전히 재융자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융자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로는 곧 이사할 예정이어서, 모기지 상환을 앞두고 있어서, 재융자 수수료가 비쌀 것 같아서 등으로 다양했는데 재융자 신청 절차를 잘 몰라서 재융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주택 소유주도 약 29%였다.

한편 최근 재융자를 실시한 주택 소유주들은 재융자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질로우닷컴이 재융자 신청 경험을 다른 스트레스 상황과 비교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 응답자들은 재융자가 이혼 과정보다는 수월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부 응답자들은 애완견을 훈련시키는 것보다 재융자 과정이 복잡했다는 경험을 밝혔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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