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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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한국, 지는 일본

2021-09-22 (수) 제이슨 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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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모들은 자식들을 키우면서 “너희들은 이 엄마 아빠처럼 살지 말라”고 가르치고, 일본 부모들은 “너는 공부를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와서 조상대대로 이어온 가업을 물려 받아야한다”고 가르친다.

20세기 초에는 일본이 옳았다. 할아버지가 물려준 우동가게를 아버지가 이어받고 다시 동경대학을 나온 손자가 물려받으니, 긴자 뒷골목의 허름한 우동가게도 3대가 이어받아 50년, 100년, 변함없는 우동 맛을 지켜내는 경이로움이 있었다. 그 장인정신이 물리, 화학 분야에선 노벨상으로까지 이어져 일본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 몫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다르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이 가장 많은 미국에 일본 유학생이 줄고 있다.

경제성장을 유도하려면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세계경제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데 일본은 한국에 비해 속도도 느리고 유연성도 뒤떨어진다. 미래사회는 디지털 사회다. 한 우물을 파는 수직적 사고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일본인의 기질 가운데는 어떤 과제를 줄 때 구체적으로 주면 잘하지만 창의적으로 알아서 해보라고하면 잘 못하고, 한국인의 기질은 정해놓은 과제보다 알아서 해보라고 하는 창의적 과제를 더 잘한다는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려서 스가(전 총리) 내각의 자민당 정권 연장을 노리기도 했지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실패한 올림픽이 되어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취소했을 경우 예상손실이 우리 돈 약 18조라고 했는데, 무관중으로 치렀으므로 거의 비슷한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경제는 더욱 험난한 길을 가야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적 위상도 추락했다.

이미 한국은 군사력 세계 6위, 유엔에 분담금을 내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며 여러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고, 국가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어느 호텔에 가도 삼성이나 LG TV가 놓여있고, 공항 입구엔 한국기업 광고 빌보드가 눈길을 사로잡으며, BTS의 노래가 MZ세대를 열광케 하고 있다.

2년전 아베정권이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금 판결 보복으로 ‘반도체부품 수출규제’정책을 내놓고 한국경제에 타격을 주려고 했으나 한국은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정부가 국내 중소기업의 개발을 지원함으로서 잘 극복했다. 아베정권은 잠깐 한국을 괴롭히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일본 내의 여론만 악화시키고 자국 기업에 막대한 손해만 입게 했다. 한국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일본 하청업체가 있어서 개발하지 않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이 수교를 맺었던 1965년 경제력 차이는 30대 1이었다. 54년이 지난 2019년 일본인 연평균 임금은 3만8,617달러, 한국인 임금은 4만2,285달러였다. 아직도 일본 국민들은 ‘잃어버린 30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어쩌면 ‘잃어버린 40년’ 붕괴의 길로 돌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치로 본 일본은 이미 후진국으로 전락해버렸다. 미래학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2040년쯤 한국경제의 1인당 GDP는 일본의 1.7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토록 한국에 발길질을 해대며 못되게 굴던 아베의 퇴진은 건강상의 이유는 핑계였고, 코로나19 대응의 부실에 성난 민심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제 일본은 국운이 다한 안타까운 나라일 뿐이다.

<제이슨 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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