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후 플레이하다 보면 아직 마르지 않은 젖어있는 벙커에서 샷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마른 모래에서의 벙커샷은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젖은 벙커에서의 샷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비로 인해 젖어있는 벙커에서는 클럽에 전해지는 모래의 저항이 마른 모래와는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거리 조절에 더 신중해야할 뿐만 아니라 그에 필요한 적절한 준비와 스윙이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류현우가 그에 대한 해법을 알려준다.
■모래 저항이 줄어드는 것 대비
비가 내린 뒤에는 벙커 안의 모래가 마르지 않아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마른 모래에서 샷하는 것보다 헤드의 저항이 줄어들게 된다.
류현우의 말이다. “벙커샷은 볼 뒤 모래를 가격해 폭파하는 힘에 의해 볼을 벙커 밖으로 탈출시켜야 하는데, 이때 헤드는 모래의 저항을 받게 된다. 그런데 모래가 젖어 단단해져 있다면 모래의 저항을 보다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부드러운 모래보다 단단한 모래에서 샷하게 되면 헤드는 보다 쉽게 모래를 뚫고 나갈 수 있다. 이는 곧 샷거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국 평소와 같은 방법으로 벙커샷을 한다면 샷거리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류현우는 “평소와 같이 볼 뒤 3~4센티미터를 때려 벙커를 탈출하려 한다면 헤드가 모래를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볼이 강하게 맞아 샷거리도 길어진다. 따라서 이보다 1~2센티미터 더 뒤를 때린다면 마른 모래에서의 벙커샷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페이스를 열어 거리를 맞춘다
젖은 벙커에서는 헤드의 오픈 정도로 샷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모래가 젖어 있다고 해도 벙커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페어웨이에서와 같이 스윙 크기로 샷거리를 조절하면 헤드가 모래를 뚫고 나오지 못해 결국 거리 조절과 벙커 탈출 모두 실패하게 된다.
류현우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단단한 모래에서 헤드를 열라는 말에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임팩트 지점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면 헤드의 오픈 정도로 거리를 맞추는 것이 훨씬 쉽다”며 “이때 스윙 궤도를 완만하게 만든다면 볼이 멀리 날아가는 것을 대비하면서 거리 조절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