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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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지는 것도 배움이 필요하다

2021-09-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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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김 / 할리웃 배우조합 회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말은 정말로 쉽다. 하지만 세상은 승자만을 칭송하고 성공자만 조명 된다. 특히 한국사회는 2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처럼 보인다. 최고가 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망을 피해가며 죄를 짓더라도 ‘최고’ ‘1등’만 되면 모든 것을 인정해주는 곳이 대한민국 사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은 공부만 잘하면 인성이 부족해도 관대하게 대해준다. 그렇게 자라난 학생들은 일류 대학을 졸업한 뒤 엘리트 의식으로 평생 자만심에 빠져 산다. 이런 엘리티즘은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위에 사람 있는 사회, 보이지 않는 계급을 만들어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차별 사회를 만들어놓았다.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성을 잃어가는 자녀들을 보며 해외 이민까지 결정하는 부모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1등은 상징성에 불과하다. 1등을 못해도 사회적 인식이 실력만 있으면 똑같은 인재로 인정을 해주면 어떨까? 나이가 들수록 지는 것도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는 것은 공동체를 위한 양보의 미덕이 되며 상호 화합의 장을 만들어 가는 승리의 묘수가 될 수 있다.


사회에 나와 보니 1등만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진정한 경쟁은 타인이 아닌 자신과의 경쟁이면 충분하다. 자신과만 경쟁하면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할 필요가 없다.

사람 관계를 잘하는 것은 별 것이 아니다. 양보하고 지면 되는 것이다. 꼴찌면 어떤가? 서로 양보하고 상부상조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1등의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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