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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한국 초상화전’

2021-08-06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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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무관 이삼, 우의정 오명항 및 채용신의 작품들 전시

▶ SF 아시안 박물관, 8월 27일~11월 29일까지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한국 초상화전’

SF 아시안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조선시대의 무관 이삼의 초상화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한국 초상화전’이 8월 27일부터 아시안 박물관에서 열린다. 아시안 박물관 측은 조선 영조시대의 무관을 지냈던 인물 중 이삼 등의 초상화와 함께 우의정을 지낸 오명항 등의 초상화 및 근대 인물로서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살면서 대원군의 초상화 등을 남긴 채용신(1850~1941)의 작품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채용신은 지금까지 문헌 등으로 확인된 작품수만 130여 점 이상을 남긴 조선말기의 대표적인 초상화가로서, 그를 총애한 고종의 어진 초본을 갖고 다니면서 여러 차례 고종어진도 도사한 바 있다. 채용신은 또 일본 방문시 영친왕을 만나 고종 어진을 바친 바 있고 항일의병장인 면암 최익현(1833~1906)의 초상화도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시안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서울 아모레 퍼시픽 박물관에서 임대한 채용신의 1927년 작품을 특별 전시할 예정이다.

아시안 박물관 측은 또 조선시대의 초상화 기법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중국, 일본 등과는 달리 얼굴의 천연두 자국까지 상세히 표현했던 사실주의 수법 등에 주목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전시되는 오명항(1673~1728)의 초상화는 얼굴 전면이 천연두 자국으로 뒤덮여 있어 거의 ‘외모 장애자’로 취급될 정도의 인물이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조선시대의 초상화 중 14%에 해당하는 인물들에게서 천연두 자국이 발견됐고 이번에 전시되는 이삼 등 영조시대의 ‘등준시무과도상첩’에 그려진 무과 합격자 18명의 초상화 중에도 3명, 즉 16%의 인물에서 천연두 자국을 보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조선시대에는 천연두 반흔을 가진 인물 중에도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으며 그중 가장 높은 관직에 오른 인물이 바로 이번에 전시되는 오명항(1673~1728)으로서 그의 최종 벼슬은 우의정이었다.

아시안 박물관은 이번 초상화전에서 조선시대의 작품 외에도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서도호의 포토 프린트 ‘고교 시절의 우리 얼굴’(in High School Uni-Face: Boy and High School Uni-Face: Girl -1997), 조각작품 ‘나의 39년’(My 39 Years - 2006) 등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서도호는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설치 미술 작가로서 향수를 모티브로 공간을 삶의 그 자체로 표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반투명한 섬유 소재로 자신이 사는 집(공간)을 재현하는 작품을 즐겨 해왔으며 자신의 공간을 노출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해 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도호는 동양화 전공으로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을 졸업했고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한 이래 국내 생존작가의 개인전을 마련했을 정도로 현대미술의 한국화의 구심적 역할을 한 작가로서 이름이 높다. 작가 서도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유치원 시절부터 고교, 입영 시절까지 찍어놓은 사진 등으로 삶의 변화하는 모습들을 관객들과 소통한다.

아시안 박물관은 이외에도 유영준의 ‘달 항아리’ 그림 및 비디오 아트 등을 전시 전시중에 있으며 믹스 미디어의 윤숙남의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회에 대한 상세한 스케줄 및 문의는 www.asianart.org로 검색할 수 있다.

▶날짜: 8월 27일-11월 29일 ▶전시 장소: 아시안 아트 박물관(200 Larkin Street, SF, CA) ▶문의: (415)-581-3500 혹은 www.asianart.org ▶시간: 목요일 오후 1시~오후 8시, 금~월 오전 10시~오후 5시, 화요일 폐관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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