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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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2021-08-05 (목) 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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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미국에 귀화한 사람에게 당신은 어느 나라 시민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인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이 맞는 것 같지만 미국시민 또는 한국계 미국시민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대답이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시민권을 취득했다면 당연히 미국시민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현실을 착각하고 자신이 태어난 모국만 생각하고 대답하는 예가 많은데 지금부터라도 나는 미국시민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당당하게 대답하며 살아야한다.

미국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이민판사 앞에서 선서하게 된다. 그 내용을 3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는 모국의 정치는 잊고 참여도 하지 말 것, 두번째는 미국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 세번째는 모든 법을 잘 준수할 것을 약속하면 그때 합법적인 시민권을 받게 된다.


우리 한인들은 서약대로 미국시민으로 국민의 의무와 법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열심히 이 땅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선서의 하나인 모국의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고 하는 약속만은 잘 지키지 않은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나친 정치에 대한 집착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인들의 정치 관심은 최상위 급이다. 모였다 하면 한국정치 이야기로 시작해 좌파니 우파니 하며 갑론을박을 벌이다 열 받은 사람이 자리를 뜨면서 그 모임은 끝난다. 그야말로 모이는 자리가 축소된 한국의 정치판이 된다.

우리의 오랜 정치 경험과 의식수준을 모국의 정치에 관심을 쏟는 것처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서 꽃을 피우자. 그 길은 아주 쉽고 간단하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실행할 수 있고, 했다 하면 어느 민족보다 성공시킬 수 있는 국민들이다.

그 길은 국민의 주권인 정치 참여, 즉 투표권 행사다. 민주주의 주체는 국민이고, 국민은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실행이 중요하다. 그것만 잘 하면 우리는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우리 후손들은 이 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그 길을 우리가 열어주어야 하고 그 발판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 길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우리의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을 정치에 참여시켜 그 사람을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대변자로 활용해야 한다.

유대인 이민역사에 따르면 1800년대부터 1940년까지 유대인들의 성장과정은 첫째는 정착과정에서의 수난, 둘째는 경제적인 부 축적, 셋째는 미 주류사회 진출 등 3단계에 걸쳐 오늘날 미국을 움직이는 과정을 설명했는데 우리가 본받아야 할 교훈들이다. 유대인들은 돈을 벌어 정치인을 사고 그들을 이용하여 권력의 중심부에 진입하여 그들의 목표를 달성했는데 그 중심은 정치참여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 한인들이 미국에 정착한지 10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내적성장은 괄목할 만 했지만 미 주류사회 관계자들과 유대관계 정립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말이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한인들이 이 땅에서 굳건하게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한다. 그 길을 찾기 위하여 한인회 등 지역 단체가 앞장서고 한인 모두가 도와야 한다. 한인회 속에 정치 협력체를 구성하여 우리의 힘을 미 주류사회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가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우리를 혐오하는 범죄를 단호하게 규제할 수 있는 법도 만들 수 있다.

이민사 끝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이민자들이여 미국에서 살려면 미국인 같이 말하고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미국인처럼 행동하라. 그래야만 이 땅의 주인이 된다.

<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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