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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OC 순회 영사 업무

2021-07-30 (금)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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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한인회 ‘LA 총영사관 순회 영사’ 업무는 30년 전인 고 정호영 한인회장(제 11대, 1990-92년) 시절(당시 LA총영사 박종상) 가든그로브 코리아타운에 있는 구 한인회관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OC한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사 업무가 필요한 민원인도 생겨나 한인회 차원에서 LA총영사관에 요청해 1주일에 한번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 영사 업무 초창기 한인회는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어 도네이션 형식으로 민원인들에게 10-20달러 가량의 찬조를 받아 한때 ‘불평’을 사기도 했지만(현재 없어짐)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어왔다.


지금은 ‘예약제’로 바뀌어 금요일 아침 일찍부터 민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한인회관 밖에서 줄지어 서는 모습이 사라졌지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순회 영사 업무는 어바인과 풀러튼 시가 한국에서도 유명해질 정도로 알려지면서 급속적인 한인 인구 유입 증가에 맞물려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OC와 LA사이 교통 혼잡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민원인들이 복잡한 LA 코리아타운까지 가지 않고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해결할 수 있어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2년여 전 새 한인회관이 마련되면서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영사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비좁았던 구 한인회관에서 한인들은 거의 얼굴이 맞닿은 정도의 거리에 앉아서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또 코로나 19 시대에 새 한인회관은 넓어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어서 민원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가까운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어 ‘안전하게’ 영사 업무를 보고 있다.

이 같은 호응 속에서 일부 민원인은 트래픽이 심한 LA 코리아타운까지 가지 않고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고마운 마음으로 한인회에 자발적으로 소액이지만 돈을 기부하거나 초콜릿, 도넛을 사오는 경우들도 간혹 있다.

이와 더불어 민원인들은 LA총영사관에서 파견된 영사와 직원들이 너무나 고생하고 있다는 말을 한인회 관계자들에게 종종 건넨다고 한다.


그러나 영사 업무가 필요한 한인들의 수는 지속해서 늘어난 반면 서비스 시간은 20여 년 전과 똑같은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 30분까지로 한정되어 있어 요즈음 예약이 한 달 가량 밀려 다소 불편한 점은 있다.

이에 한인회와 총영사관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논의해 보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서비스 시간을 늘리지 못해 하루 처리하는 민원 케이스 수를 10% 확대에 그쳤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향후 서비스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이 업무량을 늘여야 할 정도로 반응이 좋지만 소수의 민원인들은 한인회 자원봉사자와 영사관 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고 있어 ‘옥에 티’가 되고 있다.

이들은 규정상 되지않는 일을 영사에게 막무가내로 해달라고 하면서 언성을 높이거나 ‘순회 영사 업무’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억지를 쓴다고 한다.

간혹 흥분한 민원인은 고성을 지르면서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 한인회관에는 ‘시큐리티 가드’가 없어 지켜만 보아야 하는 상황도 있다. 더욱 심할 경우에는 경찰을 불러야 하지만 한인회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 되도록 잘 타일러서 보내고 있다.

예약하지 않고 무작정 찾아오는 민원인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냥 와도 영사 업무를 볼 수 있었는데 왜 그러냐’는 식으로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다.

또 예약하지 않은 민원인 중에는 한 가지만 물어 보겠다고 해놓고 끼어들어 여러 가지 물어보면서 시간을 끌어 한달 전 예약해 순서를 기다리면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할 때도 있다.

이같이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소수의 한인들로 인해서 OC 순회 영사 업무 이미지가 자칫 흐려질 수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 커뮤니티에서 시행되고 있는 ‘소중한 프로그램’인 이 영사 업무는 이 지역에 한인 인구가 급속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한 한인회에서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다. 이 업무가 지금과 같이 호응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다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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