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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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왕자들

2021-07-10 (토) 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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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저 별들 중에서 유난히도 작은 별이 하나 있었다네 그 작은 별엔 꽃이 하나 살았다네 그 꽃을 사랑한 어린 왕자 있었다네...”

‘꽃과 어린 왕자’라는 노래의 첫 부분 가사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듣고 배운 것은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였다. 그때 국어 선생님은 소설 “어린 왕자”를 소개해주시며 아직 중학교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을 위해 이 노래를 들려주시며 가르쳐주셨다. 난 그 이후 소설 “어린 왕자”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림이 거의 없는 문고판 원작 번역본을 읽으며 머릿속에 장면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보곤 했다.

지금 우리 가족은 자동차 여행 중이다.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하며 밤하늘에 눈부시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 혼자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렇다, 우리 가족은 어린 왕자와 같이 이 별 저 별 다니며 우주여행을 할 수는 없지만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미국의 대자연을 경험하고 있다.


오늘은 무더운 뉴멕시코 주의 여름 날씨에 하얀 눈이 가득 쌓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흰 모래사막,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White Sands National Park)에 도착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백설 같은 모래, 차에서 내리며 큰아들은 날씨가 너무 덥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그의 불평은 대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금세 사라져 버렸다. 새하얗게 빛나는 모래 위에 발을 내딛으며 그는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 와있는 것 같다며 이게 붉은색이면 화성 같겠지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우리 집 세 남자는 눈밭을 뛰어다니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사막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사막과 그 옆에 있는 공군기지를 보며 남편은 “이런 곳에 어린 왕자가 떨어졌겠지…”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고 새하얀 모래사막을 걸으며 나는 어린 왕자의 유명한 대사를 생각했다. “사막은 아름다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해.”

그리고 아들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이야기했다. 나의 어린 왕자들아, 우리 가족이 함께 밟고 있는 특별한 하얀 사막이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여기에 우리 가족을 위한 우물이 숨겨져있기 때문이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그 우물을 찾아보렴….

<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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