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새 영화 ‘블랙 위도우’(Black Widow) ★★★★ (5개 만점)
▶ 가족영화이자 스파이 스릴러로 액션과 드라마적인 요소 잘 조화, 음악과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작품
블랙 위도우 나타샤(왼쪽)와 옐레나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킬러들을 피해 도주하고 있다.
마블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캡튼 아메리카’와 ‘어벤저스’의 수퍼히로 중의 하나인 블랙 위도우를 독립시켜 만든 액션영화로 흥분되는 액션과 함께 인물의 성격 개발이 아주 잘 된 흥미진진한 영화다. 가족영화이자 스파이 스릴러로 불꽃 튀는 액션과 드라마적인 요소를 리드미컬하게 조화시켜 흥분과 긴장에 이어 숨을 내쉬게 하는 휴식 시간을 준다. 공중과 지상을 오르내리며 펼치는 박진한 육박전과 총격전의 액션에 감정적 부드러움과 유머까지 곁들인 탁월한 영화로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호주 태생의 여류감독 케이트 쇼트랜드가 연출해 블랙 위도우의 인물과 내면 묘사가 더욱 탁월하게 이뤄졌음에 분명하다.
첫 장면은 후에 블랙 위도우가 되는 어린 나타샤의 가족과의 삶이 회상되면서 시작된다. 1995년 오하이오의 한 작은 마을에서 나타샤가 여동생 옐레나와 어머니 멜리나(레이철 바이스)와 함께 집 밖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나타샤의 아버지 알렉세이(데이빗 하버)가 외출서 돌아와 모두 빨리 집에서 도망가자고 이른다. 이어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나타샤 일행은 추격자들을 피해 쿠바로 피신한다.
여기서 밝혀진 사실이 알렉세이 가족은 미국인 가족으로 위장한 러시아 스파이. 이와 함께 알렉세이는 수퍼 솔저인 ‘레드 가디언’임이 드러난다. 그리고 여기서 나타샤는 가족과 헤어지게 된다. 알렉세이의 보스는 드레이코브 장군(레이 윈스턴). 드레이코브는 버려진 젊은 여자들을 모아 철저히 자기에게 복종하는 로봇들 같은 킬러 ‘위도우’들로 만든다.
이로부터 21년 후. 미 SWAT팀으로부터 도주하는 나타샤(스칼렛 조핸슨)는 노르웨이로 숨어든다. 한편 드레이코브에 의해 킬러로 양성된 옐레나(플로렌스 퓨)는 킬러집단에서 이탈, 모로코에서 자기 몸 안에 심은 추적 칩을 빼낸 뒤 자기를 죽이려고 따라온 킬러들에 맞서 격투를 벌인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드레이코브에 의해 빼앗긴 자유 의지를 회복할 수 있는 약물이 든 작은 병들을 회수, 다시 도주한다.
장면은 부다페스트로 이동한다. 여기서 숨어있던 옐레나는 역시 부다페스트에 온 나타샤와 재회, 이들을 쫓는 장갑차를 피해 도주하면서 장관인 액션이 일어난다. 플롯이 상당히 복잡하나 따라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액션과 함께 나타샤와 옐레나가 자매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입씨름과 라이벌 의식 등이 재미 있고 상세히 그려진다.
이어 러시아 감옥에서 탈출한 알렉세이와 시골에서 돼지를 상대로 드레이코브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있는 멜리나가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 네 가족이 드레이코브가 킬러로 양성하는 젊은 여자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드레이코브의 본부를 찾아가면서 치열한 액션이 펼쳐진다.
주인공들인 조핸슨과 퓨의 훌륭한 연기가 이 영화를 인물 묘사보다 액션에 치중한 이런 종류의 다른 영화들보다 월등하게 좋은 것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음악도 좋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영화로 흥행에 성공하고 또 속편이 나올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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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