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통해 보이는 뒷마당 숲속에서 시계바늘처럼 똑딱똑딱 흐르는 시간을 본다. 아무리 100 세 시대라 한들 70 중반에 들어서니 다 내려놓은 앙상한 가지처럼 나도 겨울에 들어와있구나 생각되고, 아플 일만 남았나 했는데 78세 바이든 대통령도 있는데 나도 힘내야 될 것 같다.
400년 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대서양을 건너온 초기 정착민들과는 달리 나는 72년도에 활짝 열린 기회와 평등과 최고의 문명을 자랑하는 미국에 촌스런 비단 파티복을 넣은 이민가방 하나 들고 비행장에 도착해서 무난히 사회생활 마치고 10년 전에 은퇴했으니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비즈니스 한다고 미뤄두었던 여행에 푹 빠져 날아다닐 것처럼 돌아다녔는데 딸이 손녀를 낳자 베이비시터로 전략해버렸다. 아기를 보려니 공기 빠진 공처럼 쭈그러진 할머니가 되었다.
장기간의 팬데믹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흙탕물 튀기는 정치판, 특히나 극우집단 큐어넌, 나치숭배자, 노예제도 흠모자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함에 놀랍고 뿌리 깊게 박힌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증오심이 우리 같은 이민자에게 불통이 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자 가슴이 서늘해진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는데 7선 상원의원이요 8년의 부통령의 경력을 지닌 골수 중에 골수인 새 대통령이 멈출 줄 모르는 바이러스를 제압하고 아픔을 지닌 국민을 이끌어줄 리더십으로 마치 나의 손녀가 할머니 어깨에 기대어 단잠을 취하듯이 국민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덕망 있는 따뜻한 정부의 어깨가 되어주고 있다.
각인각색으로 뭉쳐진 미국의 정통성을 세우고 지혜로 태평성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옹기장이가 만든 김치항아리와 부침개 찍어먹는 양념종기가 서로 다양하게 빚어진 형태로 사용되듯이 조화와 배려라는 공통분모로 평화를 유지함이 우리사회의 답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God bless America” 반세기를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미국이 이제는 나의 “스윗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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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옥 / 뉴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