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가 어디까지 오르나… 서민들 시름 깊어진다

2021-04-14 (수)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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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소비자물가 9년만에 최대폭 상승

▶ 그로서리서 식당·미용업소까지 총망라, 한인마켓 장바구니 물가는 5~6%나 껑충

물가 어디까지 오르나… 서민들 시름 깊어진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한인들의 생활 물가에도 인상 러시가 이어지면서 비상일 걸렸다. [로이터]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L모(46)씨는 “최근 1~2개월 사이에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했다. 채소와 고기 가격과 같은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 식당의 음식 가격이나 미용실 헤어컷트 가격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L씨는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게 물가이다 보니 어디에 가도 가격부터 묻거나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국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된 가운데 한인 소비자들도 가파르게 오른 생활 물가의 상승 무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와 경제 활동 재개로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자칫 물가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빛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에 비해 0.6%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2년 8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나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와 수요 확대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 현상은 고스란히 한인 물가에도 나타나고 있어 생활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가 인상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단순히 채소와 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당 음식 가격이나 미용업소 이용 가격 등 각종 서비스 가격까지 폭넓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위 장바구니 물가를 결정하는 그로서리 제품들의 가격들이 4월 들어 5~6% 수준으로 인상됐다.

더욱이 LA항과 롱비치항의 수입 컨테이너 하역 작업의 지체 현상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어 수입 제품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장바구니 물가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


한인 마켓 한 관계자는 “공급이 달리다 보니 예전에 세일 품목들이 정상 가격으로 환원해 판매할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 관련 ‘영웅 페이’를 지급하는 등 비용 상승 부분이 있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식당의 음식 가격도 최근 한 달 사이에 2~3달러 정도 가격이 올랐다. 투고의 경우에도 실내에서 제공되던 것에 비해 음식 양도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까지 상승해 한인 소비자들의 불만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한 일식전문점 업주는 “어제 육류 제공업체로부터 파운드당 2달러 가격 인상을 통고 받았다”며 “각종 식자재 가격이 인상과 코로나19 방역 비용 등 팬데믹 이전에 비해 비용 부담이 20~30% 늘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용업소와 같은 생활 서비스 가격도 경제 활동 제재 조치 완화와 함께 슬그머니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미용업소의 경우 미국 미용업소의 시니어제를 도입해 20%까지 인상한 사례도 등장하기도 했다.

한 미용업소 원장은 “직원 교육과 부대 비용을 감안해 매년 10% 정도 서비스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상하는 것만큼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을 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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